‘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 키 비주얼 공개···‘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 11월 26일 여정 시작
제주툭별자치도(도지사 오영훈)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The Drift of Apagi: The Way of Water, Wind, and Stars)의 키 비주얼(key visual, 핵심 그림)이 공개됐다.
탐라에서 열리는 미술을 바탕으로 예술의 큰 잔치인 제주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6일부터 2025년 2월 16일까지 83일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아트플랫폼(구 아카데미장) 의 장소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전시는 ‘표류’가 만든 우연과 필연적 교차점에서 만남과 충돌, 융합의 경계를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를 고찰하고, 새로운 대안적 공동체를 모색하는 것이 이번 비엔날레 주요 테마다. 탐라국 왕자 아파기(阿波伎)의 역사적 일화에서 출발해 상상의 표류기로 세계를 확장한다. 물과 바람과 별이 이끄는 항해를 통해 성숙해가는 과정과 이상향에 도달하는 여정을 표현한다.
지난 21일 공식 공개된 키 비주얼 디자인 모티브는 항해에서 길을 찾는 지표인 ‘물’, ‘바람’, ‘별’로, 세 가지를 그래픽적으로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수채화 느낌으로 바다에 일렁이는 물의 흐름을 표현해 물과 바람의 이미지를 구현했고, 별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대표하는 우리나라 옛 별자리 지도를 그래픽 이미지로 표현했다. 물과 별, 바람 세 요소의 층위를 감성적으로 중첩해 역사적 인물을 모티브로 한 가상의 주인공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마주하는 나침반이 되는 요소들을 나타냈다.
제주비엔날레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 누리집도 공식 오픈을 했다. 누리집에는 전시 주제와 작가 소개, 워크숍 프로그램 등 전시 관람 정보가 국문과 영문으로 제공된다. 이종후 총감독은 “제4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제의식을 시각화하기 위해 많은 소통 과정이 있었고 그 결과물을 공개한다”며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준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비엔날레 핵심적인 화두는 ‘표류’다. 문명의 여정 속에서 표류가 우리의 인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조명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당나라 교역 중에 표류해 탐라국에 도착한 왜국 사신과 조우한 탐라국 왕자 아파기(阿波伎)의 역사적 일화에서 상상으로 더 나아간 가상의 표류기로 세계를 확장한다.
아파기 표류기는 가상의 섬 ‘운한뫼’에서 시작해 풍랑을 만나 새들이 쉬고 가는 낙도 ‘사바당’을 거쳐 물과 바람과 별이 이끄는 항해를 통해 성숙해가며, 마침내 이상향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파기의 항해는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항해이자 표류임을 나타낸다.
참여 작가는 총 14개국 39명(팀)으로, 고길천, 부지현, 신형섭, 양쿠라, 한승구, 판록 술랍(Pangrok Sulap), 후이잉 오레(Huiying Ore)완 오스만(Wan Othman), 우틴 찬사타부트(Wuttin Chansataboot), 롤롤롤(lololol), 투라지 카메네자데(Tooraj Khamenehzadeh) 등이다. 국내 작가 17명, 해외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유럽, 미주지역(5개국, 5명(팀))보다 아시아 지역(9개국, 34명(팀)) 작가의 참여 비중을 높였다. 국내 참여 작가 17명 중 제주 지역작가는 9명이 참여한다.
전시는 회화, 설치,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작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며, 리서치 기반의 아카이빙 작품부터 하이테크 뉴미디어 아트(메타버스, AI, 프로젝션 맵핑), 커뮤니티 아트까지 폭넓은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커뮤니티맵핑센터 대표 임완수 박사(미국 메해리 의과대학 부교수)는 8월 중 제주에서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워크숍에는 제주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에 앞장서는 지역 환경단체와 작가, 관심 있는 도민들이 함께 참여해 전시 주제인 ‘표류’를 환경 문제와 연결시키는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전시한다. 부대행사로는 퍼포먼스, 학술 프로그램, 전시 연계 워크숍과 같은 체험프로그램, 아티스트 토크 등이 마련된다.
비엔날레 기간 중 제주를 방문하는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 관람객들이 도내 작가 작업실 및 레지던시 등을 탐방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비엔날레 본 전시 외에도 협력전시로 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양미술 거장들의 작품 150여점이 전시되는 명화특별전Ⅱ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종후 총감독은 “전시의 화두인 ‘표류’를 통해 제주의 정체성이 국제적 맥락과 얽혀 형성되고 변화하는 문명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며 “어려운 미술 비평언어가 아닌 일상과 맞닿아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비엔날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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