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판더펜 73m 드리블에 감탄 "이런 환상적인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니!"

맹봉주 기자 2024. 8. 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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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 판더펜과 손흥민(왼쪽부터). 판더펜이 73m 드리블 돌파 후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각이 없는 상황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내가 머릿속에 하던 생각을 실제로 하더라고요."

손흥민도 놀랐다. 본인이 골을 넣고도 "이 득점은 미키 판더펜이 한 거다"라고 치켜세웠다.

토트넘 홋스퍼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에버턴을 4-0으로 크게 이겼다.

손흥민의 날이었다. 이번 시즌 첫 골과 두 번째 골을 이날 몰아쳤다. 개막전 부진을 씻는 맹활약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아주 좋다. 정말 멋진 오후다. 팀으로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만족스럽고 너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 손흥민이 골을 넣고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직전 경기였던 올 시즌 개막전에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로 막 승격한 레스터 시티와 1-1로 비겼다. 볼 점유율 70% 이상 기록할 정도로 경기 내용에서 압도하고 선제골까지 넣었는데 이기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주엔 정말 실망이 컸다. 경기를 압도적으로 지배했음에도 나쁜 결정 및 패스 등이 나타났다. 이번주엔 득점 상황에서 마무리하는 훈련에 집중했다. 오늘(24일) 토트넘 모든 선수들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 올바른 결정으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판더펜의 패스를 받아 넣은 두 번째 골이 압권이었다. 손흥민은 "골을 넣은 후 판더펜에게 '이건 네 득점이야'라고 말했다. 판더펜이 공을 드리블해 갈 때 나도 옆에서 같이 뛰고 있었다.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공을 빼앗고 지금 나한테 패스하면 널 죽여버릴 거야'라고(웃음). 왜냐하면 상대방 골대까지 엄청나게 멀었다. 또 판더펜 눈앞에 공간이 너무 많이 보였다"며 "판더펜이 내 머릿속 생각과 똑같이 공을 치며 나가더라. 이어 미드필더처럼 완벽히 패스했다. 내가 골을 넣고 보니 팬들이 판더펜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판더펜이 정말 열심히 공을 갖고 뛰었다. 그의 패스 덕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골은 판더펜의 골이라 생각한다. 이런 환상적인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공을 판더펜에게 돌렸다.

▲ 손흥민이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 공을 빼았아 득점하고 있다.

에버턴전에서 손흥민은 주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가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경기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도미닉 솔랑케가 발목 부상으로 빠지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지난 시즌처럼 손흥민을 원톱에 두는 전술을 썼다. 기존 손흥민 자리엔 윌슨 오도베르를 배치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은 브레넌 존슨이 맡았다.

경기 초반부터 손흥민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전반 6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찬 오른발 중거리 슛이 수비수 맞고 날카롭게 골문을 향했다.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선방으로 겨우 막았다.

토트넘 선제골은 전반 14분 나왔다. 데얀 쿨루셉스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이브 비수마에게 패스했다. 비수마는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진가는 이후 발휘됐다.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상대 수비를 압박하던 손흥민이 결실을 맺었다. 전반 25분 에버턴 수비수가 픽포드에게 백패스를 하자 손흥민이 스피드를 올렸다.

공을 받은 픽포드의 원터치가 길었다. 가속이 붙은 손흥민은 그대로 픽포드 공을 빼았고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손쉽게 골망을 갈랐다. 이번 시즌 첫 골이자 토트넘이 기다리던 이날 경기 추가골이었다.

▲ 손흥민의 두 번째 골 장면.

토트넘은 후반 25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더 마무리로 3-0을 만들었다. 이어 승리에 쐐기를 박은 건 손흥민. 특급 조력자는 판더펜이었다.

지난 시즌 합류한 토트넘 센터백 수비수 판더펜은 에버턴 공을 뺏은 후 무려 73m 단독 드리블 돌파로 치고 나갔다. 스피드와 몸싸움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냈다.

에버턴 수비수 4명을 모두 자신에게 끌어모은 뒤 왼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각이 없는 상태에서도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멀티골을 만들며 토트넘의 4-0 대승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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