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실세 vs 모피아 대부…우리은행 부당대출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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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실세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모피아의 대부가 충돌했다.
35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재직 2018년 12월~2023년 3월)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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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실세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모피아의 대부가 충돌했다.
35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재직 2018년 12월~2023년 3월)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단 이 원장이 공격하고 임 회장이 수비하는 모양새다. 금감원의 지휘 감독 기관인 금융위원회는 이 사안과 관련해선 이례적으로 공개 발언을 줄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5일 한국방송(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해당 사건이 (금감원에) 제때 보고되지 않은 건 명확하다. 이에 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당국은) 법률상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가동해 검사 제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이 (사건 관련 사항을) 숨길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진상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물론 임종룡 회장도 제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금감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적어도 지난 4월 이전, 우리은행에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감사(1~3월), 자체징계(4월) 과정에서 (이번 사건 관련) 범죄 혐의와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검사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또는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이 사안을 파악하고도 늑장 보고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이번 사건을 금감원에 보고하고 공시한 날짜는 지난 23일이다.
앞서 이 원장은 최근에도 우리금융을 겨냥해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지난 20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은) 친인척 대출에 대해 몰랐었다는 전직 회장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심사 소홀 외에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을 합리화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보이고 있는 행태를 볼 때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제가 된 사안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차주(법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42건(20개 업체)에 걸쳐 총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줬는데 이 가운데 28건(350억원)이 부적정(부당) 대출로 드러난 것이다. 손 전 회장이 해당 대출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3일, 우리은행은 자체검사 당시 부당대출이 아닌 여신심사 소홀로 판단했고 심사 소홀로 인한 여신 부실화는 금융사고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을 근거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우리금융 쪽은 “향후 금감원 조사와 수사기관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란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이 원장이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을 파악하는 데도 분주하다. 우리금융 쪽은 해당 부당 대출 사안이 금융 사고에 해당하지 않아 금감원 보고 의무 사항이 아니며, 적절한 내부 감사 과정에서 부당 대출을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공방이 두 기관 수장의 자존심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검사 출신(사법연수원 32기)인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일 때 한솥밥을 먹은 핵심 측근이며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2015~2017년) 등 핵심 요직을 거친 정통 금융관료(행시 24회) 출신이다. 금융위원회가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두 사람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금융위 핵심 당국자는 “금융회사 검사는 금감원의 핵심 업무”라면서도 “이 원장이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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