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댐 밀어붙이는 정부 ‘댐 사전검토협의회’도 폐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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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응한다며 14개 댐 건설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가 댐 건설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인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각 분야 전문가와 시민사회 등에게도 열린 협의체여서, 이를 없앨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댐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시민단체·지역주민 등 정부 밖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댐 사전검토협의회가 없으면 지역주민 의견 수렴도 정부 주도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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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환경문제 시민 참여권 박탈 우려”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며 14개 댐 건설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가 댐 건설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인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각 분야 전문가와 시민사회 등에게도 열린 협의체여서, 이를 없앨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댐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정부는 지난달 22일 행정기관 소속 각종 위원회들을 정비하겠다며 14개 법률에 대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중 ‘댐 건설·관리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관리법) 개정안에는 댐 건설 때 ‘사전검토협의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했던 기존 조항(제10조 4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신규 댐 9곳과 재개발하는 기존 댐 5곳을 포함해 총 14곳의 ‘기후대응댐 후보지’를 발표하기 일주일 전에 제출한 내용이다.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과거 ‘국가 주도 댐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3년 12월 발족한 환경부 소관 정부 위원회다. 환경·경제·국토 분야 전문가와 시민단체 추천 인사 등 18명이 함께 댐 건설에 대한 사회적 수용 가능성 등을 분석해 권고안을 발표하는 구실을 해왔다. 댐 사전검토협의회의 설치·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을 지역위원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이 특징이다. 댐 사업 필요성 및 수용성, 갈등 영향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위원회가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의에 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도 명시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2018년 9월 국가 주도 댐 건설 대신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선회한 뒤엔 위원회 활동도 주춤했다.
정부가 댐 사전검토협의회 관련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기후대응댐’ 명목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국가 주도 댐 건설을 사실상 다시 추진하는 움직임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진 과정에서 지역주민이나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없앤 뒤 정부가 ‘일방통행’을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행 댐건설관리법은 “환경부장관이 댐 건설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댐 건설을 위한 지역수자원위원회, 국가물관리위원회 검토 과정 등에서도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이 가능하기 때문에 절차적 효율성을 위해선 댐 사전검토협의회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시민단체·지역주민 등 정부 밖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댐 사전검토협의회가 없으면 지역주민 의견 수렴도 정부 주도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이경석 한국환경회의 집행위원장은 “이미 법제화돼 있는 시민 참여권 등을 박탈하려는 시도는 환경문제에서 대중의 의사결정 참여 등을 보장하라는 유럽 경제위원회의 오르후스 국제 조약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환경 생태계 파괴 등이 불가피한 대형 댐 건설 과정에서 지역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물관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하시키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한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 같은 주요 현안을 심의·의결하고 물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위원회의 위상의 기존보다 낮아지면, 미래 자원인 물 관리 기능이 취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기후대응댐과 관련, 현재 강원도 양구군과 충북 단양군에선 “정부가 지역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댐 후보지를 발표했다”며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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