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 수술 받고 돌아온 박지영, KLPGA 시즌 3승…상금·대상 2위(종합)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시즌 중반 맹장염으로 수술받느라 한 달가량 쉰 바람에 상금왕과 대상 경쟁에서 한발 물러났던 박지영이 메이저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 샷을 날렸다.
박지영은 25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지난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5월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 이어 이번 시즌 세 번째 우승이자 작년 9월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이후 1년 만에 메이저대회 두 번째 정상이다.
KLPGA 투어 통산 우승도 10승으로 늘어났다.
박지영은 "통산 10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채워 기쁘다"면서 "은퇴하기 전까지 꼭 한번 우승하고 싶었다. 내년에는 또 타이틀 방어도 하고 싶다"고 기뻐했다.
박지영은 우승 상금 3억6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2위(9억5천610만원)로, 대상 포인트에서도 2위로 각각 올라섰다.
5월까지 7개 대회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를 질주했던 박지영은 맹장염으로 수술받고 회복하느라 한 달 동안 투어를 중단했고, 그사이 3승을 쌓은 박현경과 이예원에게 밀려 상금랭킹은 4위, 대상 포인트는 5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복귀 후 두 번째 출전한 BC카드ㆍ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공동 2위에 올라 건재를 알린 박지영은 최근 치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공동 6위와 더 헤븐 마스터즈 공동 5위로 정상급 경기력을 확인하더니 KLPGA 투어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를 설계해 가장 많은 상금을 걸고 치른 한화 클래식에서 보란 듯 부활했다.
박지영의 부활로 이번 시즌 3승을 올린 선수는 박지영, 박현경, 이예원 3명으로 늘어났고 상금왕과 대상, 다승왕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지영은 9억5천985만원을 쌓은 상금 선두 박현경에게 375만원 차이로 따라붙었고, 대상 포인트에서도 대회 한 번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차이로 좁혔다.
박지영은 "개인 타이틀 욕심이 난다. 앞으로 2승 정도는 더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5타를 줄여 선두 이예원에게 2타 뒤진 2위로 나서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든 박지영은 "우승 욕심보다는 내가 마음먹은 샷을 원 없이 해보겠다"는 다짐처럼 초반부터 버디를 노리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4번(파5), 5번 홀(파3)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박지영은 난도 높은 6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박지영이 3개 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는 사이 이예원은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8번(파4), 9번 홀(파4) 연속 보기로 오히려 뒤로 밀렸다.
박지영은 그러나 황유민의 추격에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1번 홀(파5) 버디에 이어 4, 5번 홀 연속 버디로 박지영에게 1타차로 따라붙었다.
11번 홀(파4)에서 황유민이 1타를 잃고 박지영은 버디를 잡아내 3타차로 벌어졌지만, 박지영은 12번 홀(파5) 보기로 다시 2타차로 쫓겼다.
13번 홀(파3) 3m가 넘는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한숨을 돌리나 했던 박지영은 14번 홀(파4)에 1타를 잃어 황유민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실패했다.
황유민이 2타차이던 17번 홀(파4)에서 뼈아픈 3퍼트 보기를 적어내자 박지영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2홀을 남기고 3타차 여유를 안은 박지영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으로 홀 옆에 바짝 붙인 뒤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박지영은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템포를 놓치지 않고 천천히만 치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순위를 모르고 쳤다. 타수를 잃지 말고 3등 안에만 들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17번 홀에서 1m가 조금 넘는 파퍼트를 놓쳐 땅을 친 황유민은 18번 홀(파5)에서는 버디를 잡아내며 이날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황유민은 박지영에게 3타 뒤진 10언더파 278타로 지난 18일 더 헤븐 마스터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남겼다.
2라운드까지 12타를 줄여 5타차 선두를 달렸고 3라운드도 선두를 지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바라봤던 이예원은 이날 샷 난조로 5오버파 77타를 치는 부진 끝에 6위(6언더파 282타)로 밀렸다.
이날 1오버파 73타를 친 박현경은 공동 7위(4언더파 284타)에 올라 가까스로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를 지켰다.
박현경은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를 박지영에게 내줄 뻔했다.
윤이나는 이날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19위(2언더파 286타)에 올랐다.
작년 우승자 김수지는 26위(1언더파 287타),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5승의 하라 에리카(일본)는 공동 31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프로 신분으로는 처음 프로 대회에 출전한 이효송(15)은 공동 59위(13오버파 301타)에 그쳤다. 이효송은 926만원을 첫 상금으로 수령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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