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에 설상가상 ‘휴전협상’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이스라엘와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습 이후에도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지만 이집트·가자지구 국경 철군 요구를 줄곧 거부하고 있고 하마스가 협상에 불참해 타결이 난망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는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대표단이 이날로 예정된 휴전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했다고 전했다. 대표단에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니잔 알론 이스라엘군(IDF) 수석 협상가 등이 있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공습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면서 하마스 대표단이 언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로 남게 됐다. 하마스 대표단은 전날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협상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은 대신 카이로 모처에서 이집트와 카타르로부터 협상 내용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대표단은 중재국의 브리핑을 듣고 카타르 도하로 돌아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집트, 카타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4일 카이로에서 휴전 회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집트와 가자지구 경계 완충지대인 약 14㎞ 길이의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하는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 측과 하마스 측이 ‘줄다리기’를 지속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전날 카이로 회담에 관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통로에 있는 8개 진지를 고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로 자국 협상 대표단과 의견 충돌을 빚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5월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한 이스라엘은 휴전 후에도 하마스의 무기 반입을 막기 위해 이곳에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접경국이자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 역시 이스라엘의 주둔에 반대한다.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재국이 제안한 협상안은 필라델피 회랑 일부를 열어서 적어도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하자는 게 골격”이라며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은 애초에 이 협상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고, 휴전하라는 국내외 압박 속에서 면피용으로 휴전협상에 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회전해온 휴전협상이 이번 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으로 더 난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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