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스프링클러’ 위력…사상자 0명, 골든타임 7분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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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리튬전지 폭발참사,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부천 호텔 화재에 이르기까지 '스프링클러'가 없거나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대형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가 간이 스프링클러 덕분에 조기 진압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발생했던 마포구 고시원 건물 1층의 한 상인은 한겨레에 "배터리 근처에서 열이 80도 이상 나왔다고 한다. 스프링클러가 아니었다면 대형 사고가 났을 뻔했다. 잘 억제해주고 있는 사이 소방관이 일찍 도착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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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리튬전지 폭발참사,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부천 호텔 화재에 이르기까지 ‘스프링클러’가 없거나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대형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가 간이 스프링클러 덕분에 조기 진압된 것으로 확인됐다. 불길과 유독가스 확산을 막기 위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확대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뒤따른다.
서울 마포소방서와 마포경찰서 쪽 설명을 25일 들어보면, 지난 20일 밤 10시20분 마포구의 한 고시원 2층 방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인명 피해 없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로 추정하고 있다. 충전 중인 상태는 아니었지만 더운 날씨로 배터리가 과열돼 불이 붙었다는 얘기다.
앞선 사고들처럼 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배터리 화재였지만, ‘간이 스프링클러’가 조기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주변 물체들이 발화온도까지 가열돼 일순간 화염이 분출되는 ‘플래시오버’ 현상을 막기 위해선 화재 발생 뒤 ‘7분 전후’가 중요한데, 스프링클러는 이때 온도를 낮추고 연기가 퍼지지 않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해서 연기가 더 많이 발생하지 않았고 위아래 층으로 퍼지지도 않았다. 불이 난 해당 호실만 소규모로 탔다”고 말했다. 간이 스프링클러는 일반 스프링클러와 달리 별도의 수조, 펌프 시설 등이 필요 없는 형태로 설치가 비교적 간편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다.
특히 불길이 커지면 일반적인 방식으론 진압조차 어렵다고 알려진 리튬이온 배터리 등 전기적 요인의 화재에도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 설비의 초기 진압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화재 초기 불길 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017~2021년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자동 소화설비의 작동으로 도내에서 943건의 화재가 초기 진압됐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숙박시설 같은 다중 이용업소 등엔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유도·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8년 국일고시원 화재 사고 이후, 고시원·산후조리원은 2020년부터 영업개시일과 상관없이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이 나오기 이전인 2002년 지어진 해당 고시원에도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던 이유다. 반면 지난 22일 7명이 목숨을 잃은 부천의 한 호텔은 의무 적용 대상에 속하지 않아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류상일 동의대 교수(소방방재행정학)는 “스프링클러의 유무는 화재에선 엄청난 차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을 통해서라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만큼은 꼭 설치하게끔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재가 발생했던 마포구 고시원 건물 1층의 한 상인은 한겨레에 “배터리 근처에서 열이 80도 이상 나왔다고 한다. 스프링클러가 아니었다면 대형 사고가 났을 뻔했다. 잘 억제해주고 있는 사이 소방관이 일찍 도착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 진압 뒤 소방은 추가 화재를 막기 위해 배터리를 밖으로 빼내 물이 담긴 바구니에 넣어 열기를 식혔다.
(취재 도움: 조승우 교육연수생)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조승우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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