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9월 금리인하 사실상 ‘선언’…국내 시장금리 하락 압력↑

김회승 기자 2024. 8. 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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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금리인하 폭과 속도에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인하 시점을 10월 이후로 미뤘지만, 국내 시장금리의 하락 압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9월 금리인하 신호를 보냄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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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연설…‘빅컷’ 전망 고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금리인하 폭과 속도에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인하 시점을 10월 이후로 미뤘지만, 국내 시장금리의 하락 압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죄기에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난 셈이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각)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대로 복귀할 것이라는 확신이 커졌다.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 다만, 금리인하와 속도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안정에 자신감을 보이는 동시에, 고용 시장의 둔화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사실상 ‘금리인하 선언’으로 평가하며, 다음달 중순(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연준은 지난해 7월 이후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유지해왔다.

현재로선 미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전망을 보면, 9월 0.25%포인트 인하 전망(76%)이 빅컷 전망(24%)보다 훨씬 높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강도’는 다음달 6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점진적 (금리인하)’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0.5%포인트 인하(빅컷)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이 9월 금리인하 신호를 보냄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은이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미 국내 채권금리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미리 반영해 현 기준금리(연 3.50%)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0%대, 10년물은 3.00%선 안팎을 오가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내린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셈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채권시장에는 돈이 더 몰리는 양상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22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일주일 전보다 1조142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증가액(1760억원)보다 훨씬 많다. 국고채 금리는 은행채 등 금융기관의 조달금리 지표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 금리에 반영된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도 낮아지게 된다. 최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대출 죄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통화당국의 고민도 이 지점이다. 미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게 되면 국내 금리인하 압력은 더 거세질 터인데,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하에 나서면 자칫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금통위에서 “미국을 따라 우리도 같이 움직일 것이란 예상에 경고를 드리겠다”면서 “우리 금리인하의 폭과 스피드가 미국과 같을 거라고 당연히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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