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신선함 식탁에 허하라”...장인정신 위스키 발베니와 미쉐린의 ‘맛남’ [푸디人]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가 네 곳의 미쉐린 레스토랑과 함께 ‘발베니 & 미쉐린 페어링 다이닝’을 팝업스토어 ‘발베니 메이커스 테이블(The Balvenie Makers Table)’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네 곳의 레스토랑은 바로 기가스 ‘팜투테이블 다이닝’, 윤서울 ‘한식 다이닝’, 라미띠에 ‘프렌치 다이닝’, 라연 ‘한식 다이닝’인데요.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법한 유명 레스토랑과의 만남이라 더욱 미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저는 운 좋게 정하완 셰프가 이끄는 기가스의 다이닝을 맛볼 수 있었는데요. 눈과 입, 그리고 마음이 자연과 하나 되는 평온한 느낌을 얻게 되어 모처럼 힐링되는 순간을 누렸습니다.
정 셰프는 경기도 군포 수리산에 있는 ‘와니농장‘에서 부모님과 함께 요리에 사용되는 채소를 직접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재료의 근본적인 맛을 위해 그는 노지 재배를 고집합니다. 강렬한 햇살과 거친 비바람을 이겨내는 동시에 땅의 힘을 온전히 받은 채소만이 재료 본연의 맛을 뿜어낸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죠. 그의 주방은 단순히 실내만이 아니라 흙냄새가 나는 땅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 덕분에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서 새로운 그린 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접시 위에는 앙증맞은 크기의 다섯 음식이 놓여있습니다. 정 셰프의 추천을 따라 먹는 순서대로 소개해드려 볼게요.
11시 방향에 있는 건 무화과잼이 올라간 쏘렐(Sorrel) 입니다. 쏘렐은 잎이 많은 녹색 식물로 독특한 신맛과 레몬 향이 나는 게 특징인데 정 셰프는 쏘렐을 참 좋아하는 듯합니다. 그의 음식에 자주 애용될 뿐만 아니라 미쉐린 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는 “쏘렐의 신맛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그다음에는 시계방향으로 로즈마리에 절인 당근, 허브랑 염소치즈(페타치즈)를 버무린 소스를 덮고 딜 씨앗을 올린 무, 사워크림을 올린 비트, 식초에 절이고 펜넬을 올린 오이를 차례로 먹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응축된 자연의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게 크기가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습니다.
정 셰프의 요청으로 얼음잔에 담겨나온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이 음식과 페어링됐습니다.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은 12년간 아메리카 버번 오크통에서 숙성해 부드러움을 더하고 이후 9개월 동안 유러피언 셰리 오크통에 옮겨 담아 추가 숙성시켜 달콤한 향을 가미합니다. 발베니의 기본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추자도 고등어를 아랍식 초절임인 ‘에스카베체’ 방식으로 조리해 입에 넣었을 때 상큼함이 따라옵니다. 에스카베체는 냉장고가 없던 시기에 좀 더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소금 대신 식초에 절이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여기에 고수 씨앗, 제피 가루, 백향과를 같이 넣어 재웠습니다.
노란색 비트와 감자샐러드가 사이드로 나오고 백향과로 만든 사바용, 레몬으로 만든 퓨레, 고수로 만든 크림이 소스로 어우러집니다. 위에 올린 허브는 직접 재배한 쏘렐, 레몬밤입니다.
계절이 여름인 만큼 제철 채소인 가지를 사용했고 방울토마토, 바질, 루콜라가 식감과 색감을 더했습니다. 그릴에 구운 가지와 세미드라이된 방울토마토에 바질을 이용한 크림, 파마산 치즈 종류 중 하나인 벨라비타노로 만든 퐁듀소스가 가미됐습니다. 관자는 따로 소금간 하지 않고 블랙 올리브 페이스트를 발라 살짝 튀겼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요리와 함께 페어링된 발베니는 ‘발베니 캐리비안 캐스크 14년’이었는데, 특히 세 번째 요리와 훌륭한 앙상블을 이뤄냈습니다.
발베니 캐리비안 캐스크 14년은 전통적인 위스키 오크통에서 14년 동안 숙성된 후 캐리비안 럼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피니시된 싱글몰트 위스키입니다. 특히 럼 특유의 스파이시함과 꿀 같은 달콤함이 벨라비타노로 만든 퐁듀소스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마치 화이트초코의 녹진하면서도 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채끝 등심은 1주일 정도 드라이 숙성해 구웠습니다. 눈에 띄는 건 소스와 가니쉬로 나온 고추였습니다.
정 셰프가 직접 운영중인 와니농장에는 고추밭이 엄청 크게 있다고 하네요. 고추는 매운 고추와 꽈리고추가 있는데, 꽈리고추는 고추씨를 다 빼고 대신 파마산 치즈를 넣은 다음 튀겨 고소한 맛이 풍부했습니다. 매운 고추를 섞어 만든 고추크림소스의 알싸함은 채끝 등심에 심심하지 않은 포인트를 줘서 좋았습니다.
고추튀김 밑에 노란 소스는 파마산 치즈로 만든 퐁듀 소스, 아래쪽에는 농장에서 재배한 단호박으로 만든 퓨레에 순무를 구워 플레이팅 해주셨네요.
이 요리에는 발베니 프렌치 오크 16년이 페어링 되었습니다.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16년간 숙성하고 고급 포트 와인 피노 드 샤랑트를 숙성했던 피노 프렌치 오크 캐스크에서 피니싱을 했습니다. 균형잡힌 플로럴 향이 느껴지는 동시에 레몬과 자몽의 상큼함도 느껴지네요.
오리 가슴살을 21일간 숙성해 구워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했습니다. 오리 옆쪽에는 고구마를 오븐에 구웠다가 말려 말랭이 같이 나왔고 감자는 삶은 뒤 반나절 이상 말리고 튀겼습니다. 특히 위스키와 어울릴 수 있도록 시나몬 가루를 흩뿌렸다네요.
페어링된 발베니 포트우드 21년은 21년간 숙성된 희귀한 발베니 원액을 고급 포트 파이프로 옮겨 피니싱을 했습니다. 발베니를 지금의 자리로 이끈 전설적인 발베니의 몰트 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는 작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먼저, 올해 진행되는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 전시’는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정하완 기가스 셰프, 김도윤 윤서울 셰프, 장명식 라미띠에 셰프, 김성일 & 차도영 라연 셰프의 장인 정신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은 130여년 동안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위스키를 제조하는 발베니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전하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전통 공예, 전통 국악기 등 다양한 분야 장인들과 함께 ‘장인정신’과 ‘수제’의 가치, 철학 등을 공유하며 영감을 주고받았습니다.
발베니의 다양한 캐스크 피니시 라인과 미쉐린 스타 셰프의 원 바이트 푸드를 페어링해 맛볼 수 있는 ‘메이커스 테이블 발베니 바’는 방문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발베니 바에서는 발베니 12년·14년·16년·21년과 발베니 12년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울러 발베니의 헤리티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눈길을 끕니다. 위스키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보리 재배부터 위스키를 숙성하는 캐스크를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술인 쿠퍼리지, 위스키의 주원료인 맥아 보리를 수작업으로 건조하는 기술인 몰팅 플로어, 증류기를 제작·수리하는 구리 세공 기술, 철저하게 훈련된 후각으로 위스키 일관성을 유지하는 몰트 마스터까지…
위스키 제조의 전 과정에 있어 수십 년 경력을 지닌 장인의 열정과 기술을 느낄 수 있어 한 편의 예술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팝업스토어 ‘발베니 메이커스 테이블’은 이달 31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되며 캐치테이블에서 사전 예약을 접수한다니 위스키와 음식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 술과 음식의 정수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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