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 사고' 부상자, 의사 없어 16시간 헤매다 수술 받았다

고대구로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 병원 3곳서 수용 못해
김선민 의원 "응급의료체계 무너져…尹, 대책 내와야"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최근 구로역에서 작업차량 두 대가 충돌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와 관련해 당시 부상자가 치료할 의사를 찾지 못해 16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소방청,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2시경 구로역 작업차랑 충돌 부상자 박 모 씨는 사건 발생 10여분 후 도착한 119구급대원을 통해 이송됐다.

119구급대원은 박씨가 즉각적인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 사건 현장으로부터 4분 거리에 있는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했으나 병원은 수용이 어렵다고 전달했다.

이에 구급대원은 외상센터 핫라인을 통해 다음으로 가까웠던 국립중앙의료원 중증외상센터에 연락해 외상 전담 전문의의 수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이송을 진행했다. 사건 발생 1시간 5분이 지나서야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한 것이다.

그러나 박 씨는 대퇴부, 골반골 골절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수술을 할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어 응급전원을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사고 발생 2시간44분 만에 서울연세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곳에서도 대퇴부 골절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자신을 수술해줄 병원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박 씨는 사고 발생 15시간 51분 만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원탑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사고로 인해 중상을 입었지만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립중앙의료원에서조차 전문의가 없어 응급 수술을 받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전문의 부제로 '응급실 뺑뺑이'를 당한 사례가 박 씨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119구급대 재이송 건수 및 사유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1119 재이송 2645건 중 가장 많은 원인은 전문의 부재(1081건, 40.86%)로 나타났다.

이에 김선민 의원은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전문의 부재에 대하여 지속해서 경고했지만 충분히 대응하고 있으며 문제가 없다고 하는 정부의 결과가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꼬일대로 꼬여버린 지금의 의료사태를 해결할 사람은 이렇게 만든 윤석열 대통령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하루 빨리 응급·필수의료 확충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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