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에 진료 중단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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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림대의료원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윤 전 이사장은 전공의 시절 섬벽지 근무를 자원했고, 한강성심병원 개원 후엔 월 2회 무료 진료를 통해 의료 소외계층을 도왔다.
의료대란 속에서 한림대병원에 집단 휴진 사태가 없는 이유도 이런 전통 덕분이다.
한림대의료원을 이끌면서 그가 취한 필승 전략은 '정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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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대원 이사장 뜻 이어
얼마 전 한림대의료원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약 50년 전 항문 없이 태어난 아들을 죽음에서 건져줘 고맙다는 아버지의 편지였다. 편지의 수신인은 당시 집도를 맡았던 고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사진)이다. 국내 의료기술이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절 그는 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서 태어난 지 48시간 된 아이에게 인공 항문을 만들어줬다.
안타깝게도 윤 전 이사장은 지난 6월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윤 전 이사장은 가장 먼저 인술을 펼친 의사로 기억된다. 복부 전체가 배꼽 밖으로 튀어나온 아기를 옆구리 절개법으로 구한 일, 양잿물로 녹아버린 식도를 우측 대장과 붙여 살려낸 경험 등 그가 삶을 되찾아준 환자만 수백 명에 달한다.
외과의사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1987년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술에 성공하며 당뇨 치료의 지평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의사로서 그의 인생에는 백병원을 재건하고 성심병원을 설립하는 등 의료계에 큰 획을 그은 아버지 윤덕선 박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윤 박사는 '환자가 있는 곳에 병원이 찾아가야 한다'는 소신을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살던 곳이지만 변변한 의료기관 하나 없던 영등포에 한강성심병원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윤 전 이사장은 전공의 시절 섬벽지 근무를 자원했고, 한강성심병원 개원 후엔 월 2회 무료 진료를 통해 의료 소외계층을 도왔다. 의료대란 속에서 한림대병원에 집단 휴진 사태가 없는 이유도 이런 전통 덕분이다.
그는 병원 경영자로서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한림대의료원을 이끌면서 그가 취한 필승 전략은 '정직'이다. 일송학원 이사장에 오른 뒤부터는 거래처에서 부정한 제안들이 난무했다. 그때마다 그는 의사와 병원의 숙명이 환자를 살리는 데 있다는 당연한 명제를 되뇌며 마땅히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최근 사람들이 그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것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의료대란으로 환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태기 때문이다. 그가 영면하기 전 남긴 회고록에는 '환자'라는 단어가 수차례 등장한다. 병원에 대한 정의도 남다르다. 그에 따르면 병원은 치료와 연구가 아닌 환자와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그야말로 사람이 목적인 곳이다. "어떻게 살지 선택할 권리는 물론 자신에게 있지만 의사만은 달라야 한다고 믿는다. 의사는 생명을 구하는 희생적 존재다. 생사여탈권이 주어진 상황에서 희생을 전제로 생명을 구하겠노라 약속한 사람인 것이다." 특히 그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의사들에게 남긴 메시지는 의료계 안팎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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