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이 이긴다" 유리천장 뚫은 여성 호텔리어 3人

2024. 8. 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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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야드 메리어트 여성 총지배인
이지숙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십"
송영주 "'최초'를 쓴 조화의 달인"
김미선 "직원 행복이 고객만족 시작"
왼쪽부터 김미선, 송영주, 이지숙 총 지배인. 메리어트

유리천장이 아닌 콘크리트 천장. 12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를 기록한 한국 여성 근로 환경. 견고한 장벽을 뚫고 정상에 오른 여성들이 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여성 총지배인 3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36년 한국 호텔 역사에서 여성 총지배인의 등장은 10년이 조금 넘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여행플러스는 이지숙·송영주·김미선 코트야드 메리어트 세종·수원·서울 남대문 총지배인 3인과 단독 인터뷰를 나눴다.

'33년 베테랑' 이지숙 세종 총지배인

33년 호텔 외길, 7년 차 총지배인 이지숙. 그는 조선호텔 영업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해외 진출 기회가 드물던 시기, 홍콩·중국 등 해외 시장을 파악하며 호텔 경험을 쌓고 성과를 냈다. 괌 메리어트, 힐튼 서울, 파크 하얏트 등 여러 호텔을 거쳤다. 오프닝 경력이 많아 새로운 환경에서의 빠른 적응력과 성공적인 팀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리더십 스타일은 '솔선수범'. 이 총지배인은 "원하는 직원상을 직접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강조한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호텔 환경에서 세대 간 차이를 인정하고 세심한 소통으로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것이 그의 핵심 역량이다.

이 총지배인은 "총지배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객, 직원, 오너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꼽는다. 디테일이 중요한 호텔 비즈니스에서 그는 영업·마케팅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운영 전체를 파악하고, 큰 그림과 세부 사항을 모두 고려한다.

"시작하는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이 총지배인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경험의 레이어'를 쌓고 넓은 안목을 키울 것을 당부한다. 힘든 경험도 결국 약이 되며, 모든 경험은 미래의 결정력을 키우는 자양분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능력을 드러내라"고 조언하며, 여성 인재들이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말단 직원 신화' 송영주 수원 총지배인

27년 차 호텔리어 송영주 총지배인은 2022년 5월부터 총지배인을 맡고 있다. 리츠칼튼 서울 멤버십 세일즈를 시작으로 JW메리어트 서울,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코트야드 타임스퀘어 서울, JW메리어트 제주를 거쳤다. 운영 총괄 책임 이사도 역임했다.

경영 원칙은 '조화'다. "뛰어난 한 사람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송 총지배인은 전 직원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조화로운 팀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도움 요청을 거절하지 않는 '배려'의 리더십 또한 그의 장점이다. 그는 "스파&피트니스 멤버십 세일즈 직원에서 총지배인이 된 첫 사례"라며 GM(총지배인) 양성 과정, 홍보대사 활동으로 시야를 넓혔다.

"호텔 산업은 여성의 세심함과 배려가 빛나는 곳"이라고 말하는 송 총지배인은 동시에 여성이 총지배인이 되는 데 어려움이 있는 현실도 지적한다. "메리어트는 엑스컴(부서장) 레벨까지는 여성이 많지만 한국에서 여성 총지배인은 현재 3명"이라며 "일부 건물주는 남성이 시설 관리에 관심이 많다고 여겨 여성 GM을 추천해도 최종 결정권자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인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총지배인은 "'나'를 브랜드로 만들 것"을 조언한다. 자신의 가치와 이미지를 높이고, 주변 사람에게 충실하며,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믿음이란 힘' 김미선 서울 남대문 총지배인

21년 경력의 김미선 총지배인은 식음팀에서 시작해 재무, 운영부서를 거쳤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부총지배인을 역임한 후 지난 4월부터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총지배인으로 부임했다. 김 총지배인은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호텔을 만드는 것이 총지배인의 중요 역할"이라며 직원 만족이 고객 만족과 모든 성과의 근간이라는 믿음을 강조한다.

팬데믹 이후 개별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김 총지배인은 재방문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집중한다. 그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크게 감소했다"며 "남대문의 경우, 중국 단체 관광객 비율이 2019년 2.96%, 작년 0.12%, 올해 상반기 0.09%로 줄었다"고 말했다. 고객 도착 전부터 서비스를 준비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전략이다.

그는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식음팀 근무 시절, 제2외국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 향상에 집중했고 재무팀 이직 전,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밝혔다. 총지배인을 꿈꾸는 후배에게 '굳은 의지와 건강한 체력'을 조언한다. 불굴의 정신, 체력이 뒷받침돼야 오랜 시간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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