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격전지 부산서 1등 … 4성급 L7이 일내겠다"
기획·개발·운영까지 '롯데의 호텔맨'
가장 진화한 'L7 해운대 호텔' 꿈꿔
L7 해운대의 경쟁력은 '지역성' 강화
"애정을 갖고 공간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성은 힘들지만 4성에서는 가능하죠."
지난 6월 문을 연 L7 해운대를 이끄는 서광일 총지배인(51)은 수시로 호텔 로비 체크인데스크에 나와 있는다. 직원들과 일하면서 소통하고 업무 관련한 문제는 최대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자연스레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부산에서 직접 만난 서 총지배인은 "L7 해운대를 1년 안으로 일대 4성 호텔 중 1등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텔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해운대에서 어떤 전략으로 목표를 이루어낼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 총지배인은 롯데호텔 홍보팀으로 입사해 판촉, 마케팅, 신규 사업팀, 운영 기획 부서 등을 거쳤다. 일본 도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해외에서 호텔 개발과 운영 기획 경험도 쌓았다.
서 총지배인에게 L7 브랜드는 자식과도 같다. 2017년 브랜드팀 초기 팀장으로 일하면서 시그니엘과 L7 브랜드를 구축했다. 2022년 L7 강남에서 처음으로 총지배인을 맡았다. 부임에 앞서 귀국하기 전 온라인에 올라온 후기 수천 건을 검토했다. 그리고 세 가지는 꼭 고치겠다고 마음먹었다. 첫 번째는 객실 내 먼지였다. 2개월에 걸쳐 모든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L7 강남 전 객실에 공기청정기를 구비했다. 그러자 먼지에 대한 불만이 10분의 1로 줄었다.
엘리베이터가 느리다는 불만과 좁은 주차장 진입로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했다. 체크아웃 당일 투숙객에게 '추가 결제가 없을 시 1층에 키만 반납하면 체크아웃이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프런트 방문 고객이 40% 이상 줄었고, 자연스레 엘리베이터 불만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좁은 주차장 진입로는 간단한 페인트칠 한 번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한 번에 진입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궤적을 따라서 바닥에 표시했더니 출차하기 훨씬 편해졌다.
서 총지배인은 지금도 오전에는 현장에 나와서 체크아웃하는 고객에게 불편한 점을 물어본다. 불편 사항을 해결하면 전반적으로 매출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전 호텔에서 직접 배웠다. 그는 브랜드가 살아나려면 연속성 있는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일하는 직원이 계속해서 공간을 가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L7 강남에서 화단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꽃 시장에서 직접 식물을 사와 직접 심고 정원을 꾸몄어요. 그때 같이 일한 직원이 지금도 꽃이 필 때마다 사진을 보내옵니다. 참 뿌듯해요."
서 총지배인은 "해운대는 L7 브랜드의 첫 번째 지방 호텔로, 기존 호텔보다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공사 현장부터 오픈까지 모든 과정을 챙겼다"고 말했다. L7 해운대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L7 브랜드는 '지역성(로컬)을 담아낸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고 답했다.
L7 해운대 로비에는 해운대 바닷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서핑보드가 걸려 있다. 조식에도 부산의 특색 있는 음식을 반영해보자고 목표를 정하고 돼지국밥, 수육, 기장 미역 등 메뉴를 넣었다. 시설에서도 주변 호텔과 차이를 보인다. 무료 무인 물품 보관함과 게스트 팬트리는 고객 반응이 특히 좋다. 30인치 캐리어를 넣을 수 있는 특대형 보관함이 총 130개나 된다.
객실에서도 기존 L7 호텔과 차이가 난다. L7 중에는 해운대에만 유일하게 온돌 주니어 스위트가 있다. 몇몇 객실에 단차를 둔 것은 개방감을 주기 위해서다. L7 해운대 객실에는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오션뷰'는 없다. 건물 자체가 바다를 살짝 비낀 각도로 있기 때문에 '사이드 오션뷰'를 볼 수 있다. 창을 옆으로 틀고 단차를 내려 더 개방감 있게 바다를 볼 수 있도록 객실을 꾸몄다.
서 총지배인은 1년 안에 해운대 4성 호텔 가운데 1등을 하고, 외국인 투숙객 비율도 20%에서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색다른 공간, 차별화한 감성 등 L7이 강한 요소가 분명히 있습니다. 호텔이 단순 잠자고 나가는 곳이 아닌, 문화적 영감을 주는 장소라는 의미에서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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