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댕수욕장'에 MZ 여성들이 많은 이유 있었네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4. 8. 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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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
4가구 중 1가구 반려동물 키워
젊은 여성이 댕댕이 문화 좌우
인기여행지는 가평·경주·태안順
가격 더 비싸도 독채펜션 선호
강릉등 견생샷 명소도 인기몰이
레일바이크 삼매경에 빠진 댕댕이.

한마디로 '댕댕이' 판이다. 택시부터 호텔, 댕수욕장에 이어 상조시장까지 점령한 댕댕이들. 이제는 기념일까지 파고든다. 8월 26일은 '세계 개의 날'이다. 세계 강아지의 날도 있다. 3월 23일이다. 검은 개들은 따로 '세계 검은개의 날(10월 1일)'을 정하고 있다. 고양이들도 나섰다. '세계 고양이의 날(8월 8일)'이 냥파티의 디데이다.

대단한 '이들', 데이터에서도 빠질 수 없다. 매일경제신문이 한국관광공사 '관광 데이터랩'(datalab.visitkorea.or.kr)과 진행하는 트렌드 트립 시리즈 중 하나로 '반려동물 동반여행'을 덜컥 선정했으니, 말 다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사람의 여행 트렌드가 아니고, 댕댕이 트렌드다. 이게 또 하고보니 재미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전문 플랫폼이자 관광벤처기업 '반려생활'과 공동으로 최신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니 한 번 읽어보시길.

댕댕이 가족 얼마나 될까

댕댕이 1000만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 도대체 댕댕이 가족은 얼마나 될까. 농림축산식품부의 작년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은 28.2%에 달한다. 4가족 중 1가족은 함께 사는 꼴이다.

더 놀라운 건 댕댕이 여행과 관련한 모든 지표가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 '2024 반려동물 동반여행 현황 및 인식조사'(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년 전 조사 대비 당일 여행 경험은 4.4%포인트(65.7%→70.1%), 숙박여행 경험은 7.4%포인트(53%→60.4%) 증가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반려동물 동반여행' 관련 언급량 또한 2021년 상반기 대비 2024년 상반기에 3.3배나 급증했다. 그야말로 '댕댕이 판'이다.

댕댕이 여행 트렌드 뒤에는 MZ 여성

댕댕이 여행 문화 확산의 중심에는 'MZ세대 여성'이 있다. 반려생활 회원 구성을 보면 30대 여성(33.5%)과 20대 여성(22.7%)이 가장 많다.

당연히 모바일 친화적인 그룹이다. 그래서 온라인에 반짝 할인가나 이벤트로 댕댕이 여행 상품이 뜨면 빛의 속도로 완판된다. '댕케팅'이라는 말까지 붙었을 정도다.

실제 사례도 줄줄이다.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와 반려생활이 공동 기획한 미륵사 '댕플스테이' 프로그램 2회 차(2024년 6월) 예매는 오픈 30초 만에 마감됐다. 물론 10팀 한정이었지만, 놀라운 결과다. 5월에 열린 1회 차 댕플스테이 체험에서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사찰복을 입고 점심공양, 차담을 즐기는 모습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덕이다.

2023년 처음 출시된 '댕댕이 제주 전세기 항공권' 상품 역시 오픈 3분 만에 완판 신화를 세웠다. 일반 항공편에선 반려견을 케이지에 완전히 넣은 상태로 좌석 아래에 놓아야 한다. 댕댕이 전세기는 다르다. 마치 가족처럼 '반려견 전용 좌석'을 준다.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견생샷.

반려동물과 가장 많이 가는 곳은

반려인들은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 세터'다. 새로운 곳을 남들보다 먼저 가거나 체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MBTI로 치면 J형에 속하는 '치밀한 계획형'이다. 올 상반기 통계를 보면 숙소는 17일 전에, 여행상품은 무려 27일 전에 예약한다. 반려동물과 가장 여행을 많이 가는 지역은 경기 가평군(19.2%)이다. 경북 경주시(9.7%), 충남 태안군(8.8%) 등도 많이 찾는다.

가장 많이 여행하는 견종은 푸들(12.1%), 포메라니안(11.1%), 몰티즈(11.1%) 등이다.

반려인의 평균 숙박일수는 2.2일(2023년 반려생활)이다. 이는 일반인 평균 2.9일(2023년 KT빅데이터)보다 24% 짧다. 반려인들이 사료, 패드 등 챙겨야 할 짐이 많기도 하고, 숙소 가격이 36% 더 비싸기 때문이다. 일반 숙소는 1박에 평균 16만2000원(2023년 ONDA)이지만 반려동물 전용 숙소는 약 22만원(2023년 반려생활)에 달한다.

반려인 어떤 여행을 할까

반려인들은 어떤 여행에 열광할까. 여행지 조회수 기준으로 인기 있는 테마는 사진 명소인 '견생샷'(35%), '이색체험·액티비티'(10.6%), '반려견 전용 해변'(6.2%) 순이다. 숙소는 독채 펜션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2024년 상반기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4% 증가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일반인은 펜션(42.9%), 호텔(29.4%), 리조트(21.8%) 등 다양한 곳에서 숙박 여행을 한다(2023년 국민여행). 하지만 반려인은 숙박 여행 때 '펜션(93.6%)'을 집중적으로 이용한다.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뛰어놀기를 바라는 반려인의 마음이 담긴 대목이다.

반려동물 전용 펜션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공용 운동장이나 수영장이 있다. 특히 펜스가 쳐 있어 그 안에서 반려동물은 목줄 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다. 특히 독채 펜션은 매년 예약량이 크게 증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다른 숙박객이나 동물의 방해 없이 자유롭게 숙소와 정원, 수영장, 바비큐 등을 이용할 수 있어 비싼 객실요금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많이 찜한 숙소는

반려생활에서 가장 많이 예약된 숙소는 경기도 양평의 '댕댕별숲 양평애견독채펜션'이다. 1박에 약 33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총 3개 동이 정원부터 수영장까지 완벽히 분리된 게 강점. 모든 숙박 후기에 사장님이 친절하다는 내용이 빠지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그 뒤로는 경기 가평 '멍펜션', 경북 경주 '페리토애견펜션', 강원 양양 '글램독 애견펜션', 강원 횡성 '위드제이' 등 순이다.

견생샷 명소도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견생샷 명소는 경기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5.3%, 2023년 1월~2024년 6월)다. 가평 더스테이 힐링파크(4.4%), 강원 강릉 하슬라 아트월드(4.1%), 강원 춘천 남이섬(3.9%)도 명당이다.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에서는 아름다운 스위스 콘셉트의 건물과 정원을 반려견과 산책하면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반려인들 사이에서 인기 명소로 떠올랐다. '하슬라 아트월드'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동그란 야외 포토존에서 반려견을 안고 찍는 사진이 최고의 견생샷으로 꼽힌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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