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가 사랑한 '왕의 사냥터'… 11번홀이 결정적 승부처
그린 앞 벙커 위협적인 5번홀
정교한 샷 필요한 9번홀까지
완벽한 코스 관리로 입소문
드라이빙레인지·연습그린 등
메이저 대회급 환경도 갖춰
'아마추어 메이저' 제28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장소도 '메이저급'이다. 한국 골프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에게 프로골프대회 이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를 마련했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서원밸리CC다.
서원밸리CC의 위치는 풍수지리적으로도 최고다. '왕의 사냥터'로 불리는 곳으로 금병산 자락이 바람을 막아 추위와 더위가 덜하다. 해발고도 70m에서 170m를 오르내리는 완만한 구릉과 평지에 조성해 티샷도 자신 있게 날릴 수 있다.
메이저 대회, 메이저 코스
그야말로 아마추어 메이저 대회에 딱 맞는 메이저급 코스다. 서원밸리CC는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회원제 18홀 코스로 지난해까지 K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렸고,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경기를 해본 국내 남녀 톱골퍼들은 주저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서원밸리CC는 KPGA 투어 선수들이 뽑은 최고 골프 코스로 꼽혔다. KPGA가 코리안투어에 출전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올해 대회가 열린 코스 중 최고의 코스를 선정하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서원밸리CC는 무려 73.75%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선수들은 "서원밸리CC의 코스 컨디션이 최상이다. 국내 토너먼트 코스 중에서 그린 관리는 최고"라고 평가했다. 이어 "드라이빙 레인지, 연습그린 등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대회 환경도 완벽하다. 실력 발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코스"라고 극찬했다.
무조건 어렵다고 좋은 코스가 아니다. 서원밸리CC 측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최상의 샷 대결을 펼칠 수 있게 코스 난도를 대한골프협회(KGA)와 세심한 회의를 거쳐 만들었다.
일단 남자자부는 전장 6470m, 여자부는 전장 5862m로 세팅했다. 또 페어웨이 잔디는 17㎜로 짧게 잘라 양탄처럼 만들 계획이다. 또 A러프는 30㎜, B러프는 50㎜로 조성했다. 코스 난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그린. 일단 그린 경도는 2.7 이상으로 단단하게 조성하는 대신 그린스피드는 3.2m 이하로 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대시설도 완벽하다. 300m 길이, 90타석의 대규모 드라이빙 레인지를 갖췄다. 벙커샷, 어프로치샷, 트러블샷 등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숏게임 연습장도 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위해 서원밸리CC에 마련된 드라이빙레인지는 오전 5시부터 문을 열고 30분씩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프로골퍼들처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몸을 풀고 감각을 살려 대회를 치를 수 있게 한 것. 선수들은 제대로 된 메이저 대회를 경험할 수 있다.
'곳곳에 함정' 밸리-서원 코스
대회는 밸리-서원 코스로 열린다. 1번홀(파4)부터 스토리가 넘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은 홀이다. 매년 5월 마지막 토요일에 5만여 인파가 몰리는 '그린콘서트'가 펼쳐지는 무대로 콘서트 홀(Hall)이 아니라 콘서트 홀(Hole)로 불린다. 일단 첫 시작의 공략은 무난하다. 하지만 우승을 위한 승부처는 곧바로 펼쳐진다. 4~6번홀로 이어지는 '아멘 코스'다. 4번홀(파4)는 구깃구깃한 그린으로 자칫하면 3퍼트 이상을 할 수 있다. 이어진 5번홀(파4)은 그린 앞에 입을 크게 벌린 벙커가 위협적이다. 위기를 잘 넘기면 6번홀(파4)이 나타난다. 긴 전장에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악명 높다.
8번홀(파3)에서는 주변 경관에 넋을 잃으면 안 된다. 남자 기준 전장이 169m에 티잉그라운드에서 내려다보면 그린 지역과 왼쪽엔 연못이 태극 문양 형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못 속 시원한 분수와 연못에 비친 파란 하늘 그림자는 한 장의 그림엽서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변수는 바람. 공중에 늘 바람이 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홀 주변 나무 높은 부분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한다.
전반 마지막 9번홀(파4)도 방심하면 안 된다. 철쭉 군락지를 제거하고 티박스를 30m 뒤로 밀어 도그레그홀로 만들었다. 프로골퍼들도 이 홀에서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지며 보기를 쏟아내기도 했다.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펼쳐질 후반 9홀은 서원 코스다. 가장 유명한 홀은 11번홀(서원 2번홀·파5)이다. '가장 아름다운 파5 홀'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KPGA 투어 대회 때 파4홀로 운영되며 '한국 최악의 홀'로 명성을 크게 얻기도 했다. 이 홀의 이름은 '장미의 가시 홀'. 이재충 코스 설계가는 "이 홀이 골프코스로서 이미 완벽한 터였기 때문에 원래 모습을 그대로 살려 설계했다"며 2번홀을 '하늘이 내린 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쭉 뻗은 페어웨이 양옆엔 참나무, 소나무, 산벚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언덕 위 티박스에 서면 홀 양옆 해저드와 분수, 폭포가 어우러진 장관이 펼쳐진다. 공략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내리막 코스이다 보니 페어웨이가 실제보다 좁아 보여 자신 있게 티샷을 날리기가 쉽지 않다. 코스 좌우엔 해저드가 있고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도 숨어 있다.
15번홀(서원 6번홀·파4)은 서원밸리CC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다. 파4홀이지만 전장이 383m나 된다.
[조효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삭제할까, 고민 컸다”…故이선균 마지막 영화, 대사에 모두가 뭉클 - 매일경제
- ‘떡집 딸’ 트롯 가수 김소유, 틈만 나면 父 간호 “1년간 1억 써” - 매일경제
- “방출하랄 땐 언제고” 손흥민 통괘한 복수…180도 달라진 영국 언론 - 매일경제
- 서울보다 집값 더 오른 ‘이 동네’…“새 아파트 살아보자” 들썩들썩 - 매일경제
- 이스라엘 국방장관 “본토 비상 상황” 선포…헤즈볼라 “보복 개시” - 매일경제
- “손으로 어딜 만져” 팬들도 충격…장윤주와 전종서, 파격 ‘친분샷’ 화제 - 매일경제
- “또 끔찍한 일 터졌다” 새벽 일터 나가다 12명 참변…안산서 승합차 전복 사고 - 매일경제
- “김건희 여사, 올림픽 선수단복 입었다”…그런데 알고 보니 - 매일경제
- “이게 만 원?”…백종원도 감탄한 고흥 가성비 현지인 맛집 - 매일경제
- ‘방출하라고? 쉿!’ 손흥민, 멀티골로 답했다…토트넘, 에버턴전 4-0 대승 + 시즌 첫 승 신고 -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