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사상’ 독일 흉기 난동 용의자 체포…유럽서 커지는 테러 공포
프랑스에선 유대교 회당 앞 폭발, 용의자 체포
독일과 프랑스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하면서 유럽 내 테러 공포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헤르베르트 로일 내무장관은 현지 방송사 ARD에 “방금 (흉기 난동 사건을 벌인) 용의자를 체포했다”며 “난민 보호시설에 거주 중이던 인물로, 관련 증거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내무부 대변인은 용의자가 자수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9시45분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졸링겐 시내 중심가에서 한 20대 남성이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상자 4명을 포함해 8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당시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체포된 후 범행을 자백했다. 도시 형성 650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진행되던 중 공격이 시작됐다고 졸링겐 시장은 전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번에 붙잡힌 용의자는 26세 시리아인으로 2022년 12월 독일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떠난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호 이민 신분을 부여받은 상태였다. 그는 수니파 무슬림이지만 독일 당국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분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IS는 이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 IS는 전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박해받는) 무슬림을 위한 복수를 하고자 조직원 중 한 명이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가 과거 다른 사건에서 배후를 자처하는 등 여러 차례 거짓 주장을 한 이력이 있다고 짚었다.
독일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계획된 공격을 미리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15세 소년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목격자들은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 이 소년이 용의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살던 난민보호소의 또 다른 인물도 체포해 심문했다.
수사 당국은 “범행동기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용의자는 피해자들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슈피겔 보도 내용 등 용의자 신원과 관련한 언급은 삼갔다.
프랑스에선 유대교 회당 앞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남부 해안 도시 몽펠리에 인근의 라그랑드모트에 있는 베트 야곱 유대교 회당 앞에서 차량 두 대에 불이 붙어 한 대가 폭발했다. 용의자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체포됐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총을 소지했으며, 회당 진입이 목표였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예배 장소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며 “반유대주의에 맞선 싸움은 끊임없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후 유럽에선 반유대주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 행위는 1676건으로 전년(436건) 대비 약 4배에 달한다. 올해 8월 초까지는 887건 이상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304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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