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약자법’ 속도 내겠다는 김문수, 노동계 요구안엔 “사회적 대화”

김지환 기자 2024. 8. 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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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을 비롯해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민생토론회에서 제정을 약속한 ‘노동약자 지원·보호법’에 대해선 사회적 대화를 조건으로 걸지 않고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동계는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의 사용자를 찾아 책임을 지우는 방식과 거리가 먼 노동약자 지원·보호법부터 서두르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26일로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후보자가 25일 환노위원들에게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를 보면 노동약자 지원·보호법 추진 계획을 묻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김 후보자는 “빠른 시일 내 법안을 구체화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약자 지원·보호법은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의 노동자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공제회 설치, 분쟁 조정, 표준계약서 작성 등 국가의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노동계는 이 법안은 노동관계법상 노동자 개념을 확대하는 정공법이 아니라 비임금노동자의 사용자를 찾는 노력을 미뤄두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노동자와 자영업자 사이 제3의 영역(회색지대)을 설정해 비임금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야당 법안에 대해선 “일하는 사람과 노무제공계약 등을 체결한 상대방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이라며 “그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 등에 대한 이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포괄임금제 금지, 노동시간 단축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선 사회적 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를 보면 ‘사회적 대화로 해결’한다는 표현이 51번 등장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필리핀 가사노동자 등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헌법(평등권), 국제기준(국제노동기구 111호 협약), 국내법(근로기준법·외국인고용법) 등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노동부가 추진해야 할 3대 과제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단계적 확대 적용, 임금체불 근절, 노동약자 지원·보호법 제정으로 꼽았다. 그는 노동운동가 시절과 현재의 차이점을 묻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약자에 대한 열정과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극우·반노동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 노동약자법의 진짜 이름은 ‘2등 노동자 고착화법’?[설명할 경향]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05171645001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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