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보다 더 어려운 '이 기술'...삼성전기 "고부가 기판 비중 확대" 승부수
지난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빌딩에서 개최된 삼성전기 기술 설명회에서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가 기판 업계의 변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황 상무는 "기술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기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와 고성능 컴퓨팅(HPC) 서버용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다수의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최근 경쟁사 대비 빅테크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26년까지 △서버 △인공지능(AI)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반도체기판 중 하나인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며 전기 및 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이다.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용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사용된다.
황 상무는 이날 "경쟁사는 30년 정도 했고 저희는 20년 정도 됐다"면서 "기술력으론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서버용 FC-BGA는 반도체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을 양산하는 글로벌 업체는 일부 업체에 불과하다. 특히, 서버용 CPU·GPU는 연산처리능력과 연결 신호 속도 향상 등 고성능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의 기판 위에 여러 반도체 칩을 한꺼번에 실장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 FC-BGA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다.
1991년 기판사업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기는 최고사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반도체기판은 점유율, 기술력으로 1위를 유지 중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부산과 베트남 신공장을 중심으로 첨단 하이엔드 제품 양산에 나섰다.
황 상무는 "시스템 로직 반도체는 예전에는 인텔 중심의 독점적 구도였지만, 지금은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이 다 달라졌다"면서 반도체 기판 업계의 '고객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황 상무는 "과거에는 칩 자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했지만, 최근엔 잘 만들어진 제품을 어떻게 조합해서 좋은 제품 제품을 구성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면서 "회로 패턴이 미세화되고, 기판 면적도 커지고 층수도 늘어나는 등 반도체 기술뿐 아니라 반도체기판의 기술 고도화도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0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비아(층과 층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작은 구멍)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 비아 형성 기술로 통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4조8000억원에서 2028년 8조원으로 연평균 약 14%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세대(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 등 분야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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