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지원 거부하던 북, 러시아 물자는 받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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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심각한 수해를 입고 대외적으로 외부 지원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 물자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대북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물자가 북한에 들어가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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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심각한 수해를 입고 대외적으로 외부 지원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 물자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대북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물자가 북한에 들어가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의주군 수재민들에게 한 달 분 가족 식량으로 쌀과 밀가루가(4인 가족 기준 약 50~60㎏) 공급됐다”며 “러시아가 보내 준 수해 지원 물자”라고 밝혔다.
특히 쌀과 밀가루를 제외한 일부 물자는 광복절 ‘8.15’에 맞춰 특별 공급 형식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보도했다. 실제 8월 15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재민 중 어린이, 청소년, 노약자들을 평양으로 데려와 각별히 ‘애민행보’를 한 날이기도 하다.
물자를 받은 북한 주민들이 러시아에 고마워한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RFA는 “뿌찐(푸틴)이 무상으로 지원해 준 식량과 사탕가루(설탕), 빠다(버터) 등이 수해민들에게 공급되자 수해민들 속에서는 (러시아가)고맙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의 말을 소개했다.
북한은 수해 이후 대외적으로 자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10일 김정은 위원장은 수재민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 여러 나라와 국제기구들에서 우리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을 전해오고 있다. 사의를 표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국가사업의 모든 영역과 공정들에서 제일로 내세우는 것은 인민에 대한 굳은 믿음과 철저히 자력에 의거하는 문제처리 방식”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에는 러시아의 지원 제안을 사양하면서 “앞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가장 진실한 벗들, 모스크바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또 다른 대북매체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심각한 수해 탓에 곡물가, 수입품 가격 폭등이 우려됐으나 국무위원회 비상미와 전시예비물자까지 풀며 가격을 일단 안정시킨 상태라고 보도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제안한 인도적 지원과 윤석열 대통령의 수해 지원, 대화협의체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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