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1억5천 책값 사건, 문재인·문다혜는 왜? / 신학림의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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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가 지었다는 <혼맥지도>라는 책과 관련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인 문다혜 씨 이름까지 나옵니다. 신 씨에게는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그리고 청탁금지법 위반, 공갈죄까지 적용됐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신 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는데요, 검찰의 수사 내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신학림과 김만배의 인터뷰, 그리고 ‘책 3권’
신학림 씨는 한국일보, 그리고 계열사인 코리아타임즈에서 기자를 하고, 전국언론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합니다. 지난 2012년에는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디어오늘 대표이사를 지냈고, 2018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됩니다.
전문위원으로 매달 400만 원을 받고 생활했는데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합니다. 검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빚이 많아 세금을 체납하고, 살던 아파트가 오랫동안 가압류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2021년 9월 14일 김만배 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신 씨의 인생을 바꾸는 전화였죠. 두 사람이 통화한 건 ‘대장동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 한 달쯤 지난 시기였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김만배 씨에게 대장동 사업에서 특혜를 줬단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김 씨는 신 씨에게 바로 “내일 만나자”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남욱 변호사에게도 전화를 합니다. 김 씨는 남 씨에게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끝난다”며 “뉴스타파에서 일하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신학림을 안다” 말합니다. 그리고는 “만나서 언론 작업을 해야겠다” 하죠. 다음날 성남시 분당구 한 카페에서 김 씨와 신 씨가 만나 인터뷰를 합니다.
김 씨는 “대장동 몸통은 이재명이 아닌 윤석열”이라 주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일 때 부산저축은행 부정 대출 사건을 수사했는데, 당시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를 봐주기 수사했다고 말합니다. 박영수 전 특검이 조 씨의 변호사였는데, 박 전 특검이 윤석열 대통령과 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수사가 대장동 사건의 원인이 됐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김만배 씨는 신학림 씨에게 현금 300만 원을 줍니다. 김 씨는 “여러 언론에 퍼뜨려서 보도가 나가게 해주면 대장동 사업으로 번 돈 100억 원을 분할해 주겠다”며 “이 돈으로 새 언론사를 차리면 된다” 제안합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요.
그리고 닷새 뒤, 김 씨는 신 씨에게 1억 6200만 원을 보냅니다. 흥미로운 건 계좌 적요란에 ‘도서구입비/신학림’이라 찍혀있습니다. 이게 뭘까요? 둘은 계약서를 씁니다. ‘도서 판매 계약서’라며 신 씨가 김 씨에게 책을 파는 것처럼 만든 거죠. 계약서에는 “상기 구매자는 판매자가 만든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3권)(이하 혼맥지도)>를 상기의 가격으로 구입한다”라며 가격은 1억 5천만 원이라 적혀있습니다.
이어 “단, 구매자는 상기의 책을 어떤 형식으로든 재가공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 “계약금은 300만 원으로 한다”, “도서는 계약일로 1개월 이내에 납품한다” 명시돼있습니다. 날짜는 2021년 3월 1일. 그런데 돈을 보낸 건 9월 20일이잖아요. 6개월 먼저 계약서를 쓴 것처럼 꾸몄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입니다.
<혼맥지도>라는 책은 지배층 가문의 혼맥도를 그린 겁니다. A 기업의 자녀는 누구와 결혼을 했고, 그의 자녀는 또 누구와 결혼을 했다 등의 내용이죠. 그런데 서점 가보면 책은 없어요. 정식 출판된 적이 없어서 정가가 없습니다. 단지 출판사에 제본해서 묶기만 한 겁니다. 검찰은 “좋게 봐도 제작비는 100만 원 안팎”이라 보고 있습니다. 신 씨가 출판사에 5세트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600만 원을 주거든요.
▶책 3권과 文… 신학림의 공갈죄, 무슨 일?
지난 2022년 6월, 신학림 씨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낸 정기현 전 원장을 만납니다. 신 씨는 “많은 공을 들여 만든 책이니 읽어보시라”며 <혼맥지도>를 건넵니다. 정 전 원장은 받았죠. 한 달쯤 뒤, 정 전 원장은 본인이 근무했던 국립중앙의료원장 시절 코로나 대응 활동을 정리한 백서와 함께 <혼맥지도>를 양산에 내려간 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악몽이 되는 선택이었죠.
2022년 8월, 신학림 씨는 카톡 단체방에서 예상치 못한 메시지를 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아버지가 이 책을 보고 계시다”라며 <혼맥지도> 사진을 올린 겁니다. 신 씨는 문 전 대통령에게 책을 준 적이 없고, 서점에서 파는 책도 아니니 ‘정 전 원장이 줬구나’ 파악했습니다.
곧바로 신 씨는 정 전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렇지 않게 “책은 잘 갖고 계시죠?” 묻습니다. 정 전 원장은 그렇다 대답했죠. 이어 신 씨는 “책 기본 가격이 1억 5천만 원이고, 제3자에게 양도하지 않는다는 계약서를 쓰고 해당 책을 팔았기 때문에 절대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안 된다” 말합니다. 정 전 원장 입장에선 금시초문인 말들이었죠.
3분 뒤 신 씨는 다시 정 전 원장에 전화를 합니다. “분명 책 잘 갖고 계신다고 했는데, 그 책 지금 문 전 대통령이 보고 계시네요?” 이야기를 합니다. 정 전 원장은 당황하며 대답합니다. “내가 비서관한테 그거는 저거하라 했는데 그렇게 해버렸네?” 신 씨는 “방금 통화하지 않았냐”며 “지난번에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이렇게 돕니까” 압박합니다.
3시간 뒤 다시 전화해 책값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신 씨는 “그냥 드릴 수는 없다”며 1억5천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마치 정 전 원장이 계약 위반을 한 것처럼 됐죠. 이틀 뒤 다시 연락해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1억 5천만 원을 주거나, 책을 돌려달라 해 인간관계의 단절을 수반하거나 전제하라”는 겁니다. 돈을 주든 문 전 대통령과 연을 끊든 하라는 거죠.
동시에 “책을 찾아오겠다면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임명 및 연임시켜준 대가로 거액의 책을 선물했단 사실을 문 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 말하는데요. 사실상 돈을 내놓으라는 뜻이었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입니다. 정 전 원장이 문 전 대통령 대선 캠프 때 활동을 했다보니, 처음 원장 자리 앉을 때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거든요. 마치 정 전 원장이 대가로 뇌물처럼 1억 5천만원짜리 거액의 책 선물을 했단 식으로 말하겠단 겁니다.
검찰은 “신학림이 1억 5천만 원을 받아내려고 정기현을 압박했다” 보고 있습니다. 정 전 원장은 돈을 줍니다. 10월 17일에 3천만 원, 12월 6일에 700만 원, 그다음 해 1월 14일에 1천만 원까지 총 4,700만 원을 신 씨에게 전달합니다.
앞서 설명했지만 신 씨, 금전난에 시달린 데다 김만배 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2023년 1월 14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직을 그만두거든요. 검찰에 따르면 신 씨는 이후에도 더 돈을 요구합니다. 3개월 후 “사모님한테 자초지종을 말하겠다”, “나머지 금액은 책을 가지고 있는 분(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받겠다”며 돈을 못 주겠다는 정 전 원장을 계속 옥죕니다.
그래서 검찰은 신학림 씨를 공갈죄로도 재판에 넘깁니다. 신 씨는 “신뢰할 만한 분이라 제3자 양도 금지 등 내용을 구두로 전달했다”며 실제 1억 5천만 원짜리 책을 만들었단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정기현 전 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계약서고 뭐고 그런 말이 없었다”며 “화가 나기보다 이 분이 왜 이러나 이해가 안 됐고 양산 쪽으로 불똥이 튀지 않길 바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신 씨가 구속돼서 마음은 좋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퀴즈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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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구성: 동정민 전민영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허수연‧박현아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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