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 불법 드론 꼼짝 마!" 더 정교해진 '재밍' 기술
러·우크라 전쟁에 中 불법촬영으로 위험성 갈수록 부각
국내 연구진·한화시스템, 정교한 드론 무력화 기술 개발
2년 넘게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미 해군 핵심 자산에 대한 불법 드론 촬영을 통해 드론의 파괴력과 위험성을 새삼 실감하고 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불법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시연에 성공했습니다. 이 덕분에 불법 드론에 대한 방공 태세가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가볍고 장소 제한 없는 '재밍' 시스템 개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업비 120억원을 투자해, 군용 레이더보다 가볍고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 장소 제한 없이 2인 1조로 운반이 가능한 재밍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재밍(jamming)은 방해 신호를 송출해 적의 통신 신호를 차단하거나 왜곡하는 전자 방해 기술입니다. 드론, 항공기 등 무선통신 센서가 있는 모든 장비에서 가능합니다.
ETRI의 재밍 시스템에는 'EO(전자광학)·IR(적외선) 연동 레이다 시스템'이 적용됐는데요. 해당 기술은 EO·IR 서브시스템과 레이다 서브시스템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EO·IR 서브시스템은 ETRI에서 개발한 기술로 레이다가 확보한 표적 정보를 전달받아 EO·IR 카메라를 이용해 표적 영상을 획득한 뒤 이를 기반으로 드론 탐지·추적·인식 기능을 수행합니다.
최대 3㎞의 원거리 표적에 대한 탐지 및 추적이 가능하고 2㎞ 이내의 비행 표적에 대해서는 드론 여부 판별 후 방해 신호를 보내 드론을 무력화하는 재밍이 가능합니다.
ETRI과 한화시스템의 합작품, '레이다 서브시스템' 주목
레이다 서브시스템 기술은 ETRI와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ETRI가 한화시스템을 선택한 이유는 한화시스템이 레이다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한화시스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기능 레이다 기술력 가지고 있을 만큼 국내 레이다 분야 리딩 컴퍼니입니다.
ETRI과 한화시스템은 서브시스템에 적용할 주파수 대역을 선정했는데요. 군용으로 널리 활용되는 엑스 대역(X band)을 피하기 위해 케이유 대역(Ku band)을 활용했다고 합니다. 군용 전파인 엑스 대역의 경우 민간 영역에서 다양하게 기술을 활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반면 ETRI과 한화시스템이 채택한 케이유 대역(Ku band)은 원래부터 다양한 영역에서(위성통신, 인터넷 서비스, 비디오 컨퍼런스 등)에서 활용돼 왔는데요. 이번 서브시스템에 활용된 케이유 대역은 5㎞에서 소형 드론을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한국은 ETRI의 이번 EO·IR 연동 레이다 시스템 개발로 5㎞ 이내로 접근하는 물체에 대해선 소형 드론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됐고, 2㎞ 이내에선 재밍이 가능해졌는데요. 해당 시스템을 갖춘 차량만 배치하면 언제 어디서든 불법 드론 강제 착륙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ETRI은 "현재 세계적 수준의 장비의 경우 소형 드론 탐지 거리 2.5km와 레이더 패널 무게가 30kg"이라며 이를 뛰어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국가 안보·핵심 자산 방어에 큰 역할 기대
이처럼 한국이 드론에 진심이 된 이유는 우리의 최고 안보 동맹국인 미국의 전략 자산이 드론에 손쉽게 노출되는 모습을 보고 나서부터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1월·5월·6월 미국 본토와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까지 정박 중인 미 해군 핵심 자산에 대한 중국의 불법 드론 촬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을지연습에서 발전소·항만·조선소·은행 등 국가 주요 기관에서 드론 테러 대응 훈련이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업계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주요 인사와 행사장, 공공시설 등에서 불법 드론을 감시하고 국경선과 해안선에서의 드론 침투를 감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국가 안보와 핵심 자산 방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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