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배드민턴 미치도록 좋다, 그런데 죽겠다”...운동하다 ‘큰일’ 피하려면 [생활 속 건강 Talk]
정상 뼈에 반복적 부하 가해지면
과사용 손상에 따른 피로골절 발생
한달정도 운동량 줄여야 회복가능
40대 직장인 A씨는 취미로 테니스를 시작한 지 3년이 됐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주 3~4회씩 테니스장을 찾았다. 그러던 중 한달 전부터 하루에 몇게임씩 뛰고 집에 오면 발목과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겨 파스를 붙이고 상태를 지켜봤다. 그러다 지난주 회사에서 업무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발등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서둘러 병원을 찾은 A씨는 ‘피로골절’이란 진단을 받았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테니스나 배드민턴, 탁구, 달리기 등의 생활체육이 인기를 끌면서 피로골절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피로골절에 따른 증상을 단순 근육통이나 염좌로 오해해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몸의 변화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피로 골절의 정확한 병리 기전은 알려져있지 않다. 다만 의료계에선 신체 활동의 빈도나 강도, 지속시간이 증가해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골 흡수가 골 형성에 비해 늘어나 골절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뼈에서는 끊임없는 골 형성과 골 흡수 등의 재형성 과정이 일어난다. 원래는 근육이 뼈에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지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을 오래 사용하면 피로가 누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뼈에까지 자극이 전달되기도 한다.
송정윤 배곧정형외과 원장은 “준비없이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새로운 종류의 운동을 무리하게 시작하는 경우, 단련되지 않은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외부의 충격이 뼈에 직접 전달되고 또 누적되면서 피로골절이 발생한다”며 “통증 부위에 발적이나 붓기가 생기는 경우 피로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피로골절은 주로 발뒤꿈치, 정강이, 종아리, 발가락과 발목 사이에 나타난다. 해당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만약 증상이 심할 경우 손상 부위에 부종, 염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기모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마라톤이나 축구와 같은 종목의 운동선수뿐 아니라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도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시작하면 다리 쪽에 스트레스가 집중돼 피로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골절보다 진단이 어려워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관련 증상이 있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근처 정형외과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피로골절을 치료하려면 먼저 신체 검진과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감별해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서는 증상 시작 이후 최소 2주정도는 지나야 피로골절의 소견이 보이기 시작한다. 엑스레이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을 때는 더 민감한 검사인 뼈 스캔을 통해 진단한다. 다만 뼈 스캔은 특이도가 낮아 해당 검사에서 보이는 이상 소견이 모두 피로골절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임상 증상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송 원장은 “피로골절 초기에는 오히려 엑스레이에서 바로 병변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2~3주 정도 지난 후 영상검사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후 발생한 통증이 1~2주이상 지나도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모든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특별한 합병증을 남기지 않는다. 다만 대퇴골두의 경우 피로골절로 편평화 현상이 발생하면 퇴행성 고관절염이 동반될 수 있다. 송 원장은 “골절 부위가 많이 벌어져있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된다”며 “보조기, 목발, 깁스 등을 통해 체중부하를 완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을 할 때 콘크리트와 같은 딱딱한 바닥을 오래 달리거나 바닥이 단단한 신발을 신고 달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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