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로 단결 과시한 해리스…경제 비전 제시해야”
지난 19~2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민주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와 팀 월즈 부통령 후보 체제를 정비했다.
전당대회를 참관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단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이제 해리스가 대통령의 리더십을 검증받고, 경제·이민 문제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경합주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진보진영 유권자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30년 넘게 한인 등 아시아 유권자 운동을 해 온 그는 “올해 전당대회에 역대 가장 많은 아시아계 당원들이 참가한 것 같다”면서 “인구수나 자금력 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거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도 했다.
-전당대회를 평가한다면.
“민주당으로선 전당대회의 목표였던 단결을 달성했다. 대선 후보가 해리스로 확정됐지만 이것이 확실히 응고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슈퍼대의원까지 참여하는 전례 없는 방식의 대의원 호명투표를 통해 후보에 대해 이견이 없도록 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해리스 캠프에 투입된 이후 만든 작품이다. 보통 몇 달이 걸리는 작업을 한 달 만에 해냈다.”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의 과제, 선거 전략은.
“선거판에서는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모든 시선이 해리스에 쏠려 있었다. 해리스가 부통령이었지만 존재감이 낮아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뉴페이스’라는 점이 지금의 상승세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 이미 흑인(오바마)이나 여성 대통령(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소수자 정체성에 대한 강조보다는 경제, 이민 문제에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둘 다 트럼프가 선점한 이슈이다. 전략 면에서는 오바마 캠프가 ‘상대의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노선을 취한 것이 참고가 될 수 있다.”
-판세를 좌우할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부동층은 개별 이슈에 흔들리기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기존 정치문법으로는 안 된다는 정서에 다가가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바이든은 민주당 중심의 선거운동을 한 반면 트럼프, 오바마는 당을 뛰어넘어 군중에게 향하는 노선을 취했고 특히 부동층에 초점을 맞추면서 성공했다.”
-전당대회에서 표출된 가자지구 전쟁 반대 민심이 대선에 미칠 영향은.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3곳(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의 승부가 핵심인데, 민주당의 과제는 바이든·해리스에 투표했던 이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다. 4년 전에는 환경, 인권, 평화, 보건, 흑인 인권 등 진보 의제를 지지하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영향을 받은 유권자들이 대거 바이든에게 투표했다. 지금 그들이 모두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그룹이다.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 성사 여부가 향후 대선 레이스에 큰 변수가 될 것이다. 해리스 측이 겉으로는 시위대에 강하게 대응하면서 뒤에서 팔레스타인계 리더들을 만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 집권 시 정책 방향은.
“한국에 영향이 큰 외교·안보나 무역 정책의 기조는 바이든 정부와 대체로 비슷하되 인선은 달라질 것이다. 필 고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이 핵심일 가능성이 있다.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중국 관련 경험을 고려하면 중국에 대한 접근이 바이든 때보다 유연해질 수도 있다. 환경, 에너지, 노동, 인권 등 국내정책 면에서는 보다 진보적인 노선을 취할 것이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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