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극찬 쏟아졌다…현대차가 개발한 '신기술' 뭐길래 [최수진의 나우앤카]
현대차 최초 개발…국제 광고제 이례적 세미나
"양산 시점 내부 논의 중"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니..."
지난 6월 세계 최대 국제 광고제 '칸 라이언즈 2024'에서 현대자동차·기아는 완성차 업계 최초로 공식 세미나에 초청돼 '기술의 마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기아가 중점적으로 발표한 주제는 첨단 복사 냉각 소재인 '나노 쿨링 필름'이었다.
차 유리에 필름만 부착해도 실내 온도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도록 돕는 나노 쿨링 필름 기술은, 결과적으로 차량의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 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한다. 이 때문에 세미나에 참석한 글로벌 미디어와 마케터들은 발표 내용을 들으며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모범 사례라는 찬사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열차단과 열방출 한번에...틴팅과 다른 나노 쿨링 필름
전 세계적으로 극찬받은 이 기술은 지난 22일 현대차·기아가 연 '히트 테크 데이'를 통해서 국내 기자들에게도 소개됐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지난해 7월 '나노 테크 데이'에서도 처음 소개된 바 있다. 이후 지난 4월 파키스탄 현지에서 시행된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을 통해 파키스탄 라호르에 있는 승용차 약 70대를 대상으로 시범 사용도 이뤄졌다.
나노 쿨링 필름은 단일 구조로 된 일반 틴팅 필름과는 달리, 나노 단위의 3가지 층이 겹친 형태다. 구체적으로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의 층(열 반사)과 내부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의 층(열 방출)으로 이뤄졌다. 기존 틴팅 필름은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지만, 나노 쿨링 필름은 외부의 열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내부의 열을 방출까지 해서 내부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 더욱더 효과적이다.
특히 가시광선의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창을 어둡게 하지 않으면서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파키스탄처럼 틴팅이 금지된 국가에서는 투명도를 최대한 높여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량 유리에 직접 붙일 수도 있고, 접합 유리 사이에 끼워서 사용할 수도 있다.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여름철 낮 동안 야외에서 실제 차량의 실내 온도를 비교 평가한 결과 나노 쿨링 필름을 적용한 차량의 운전석 헤드레스트 부분의 온도는 일반 틴팅 필름을 적용한 차량 대비 최대 10.98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틴팅 필름을 적용하지 않은 차량과는 12.33도 낮았다. 또 나노 쿨링 필름을 적용한 차량의 크래시패드 온도는 틴팅 필름 적용 차량 대비 최대 15.38도 낮았으며, 틴팅 필름을 적용하지 않은 차량 대비해서는 최대 22도 낮게 나타났다.
캠페인을 통해 먼저 시범 사용됐던 파키스탄 현지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파키스탄은 한여름 한낮 기온이 50도까지 치솟을 정도로 더운데, 대기 오염 정도는 전 세계 1위라 운전 시 차 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캠페인에 참여했던 파키스탄 현지 현대차 고객은 "매일 100㎞ 이상 운전하며 항상 무더위로 인해 힘들었는데,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니 예전에 비해 확실히 시원해졌다"며 "우리 같이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현대차의 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출시된다면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상용화는 언제쯤?
세계 최초로 내놓은 기술인만큼, 히트 테크 데이 당일에도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구매 방식이나 양산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양산 계획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기술 개발이 완료돼도 신기술을 차량에 바로 적용하기 위해 거처야 하는 프로세스가 있다. 협력사와 양산 공정을 더 최적화하는 등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매 방식에 대해서는 "지속 논의 중"이라면서도 "일례로 국내는 현대차·기아에서 주도적으로 옵션화해서 구매자가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면, 해외는 그룹사를 통해 각 대리점에 제공하는 방식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가격은 미정이나 대략적인 범위는 시중 필름의 중상위 수준으로 고려 중이다"고 설명했다.
내구성은 어떨까. 이 책임연구원은 "적용 부위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윈드실드는 2년 정도, 그 외는 3년 정도로 계획 중이다. 평균 2~3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윈드실드 보호필름의 경우 와이퍼에서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노 쿨링 필름의 내구성은) 현재까지 개발 상태는 일반 틴팅 필름과 유사하다"면서도 "다만 와이퍼는 내구성에 민감하다 보니 강화된 버전이 필요하다. 윈드실드에 나노 쿨링 필름을 제공한다면 전용 와이퍼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임 연구원은 ""국내에서 최초로 실제 차량에 적용한 나노 쿨링 필름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고객들이 나노 쿨링 필름을 만날 수 있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양산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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