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내 살 길이 안 보여, ‘혹’해서 왔다 ‘억’ 해서 간다.. 1년 새 벌써 1,000명 이상 “짐 쌌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8. 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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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열풍 냉랭”.. ‘인구 이탈’ 가속화
전국적 감소율 웃돌아.. 40대>30대 순
귀농·귀어도 줄어.. 순유출 2,000명↑
젊은 층 이탈 늘어.. 인구 성장세 위축


한때 ‘전원생활의 낙원’으로 불리며 전국에서 몰려들던 제주 귀촌 열풍이 이제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한 해 제주를 떠난 귀촌인의 수가 1,000명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귀촌 열기가 급속히 식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제주살이’로 불렸던 제주 생활이 이제는 무거운 한숨으로 변했습니다.

다양한 현실적인 장벽들이 ‘제주살이’ 매력을 크게 떨어뜨린 게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나아가, 점점 줄어드는 인구에 젊은 층 이탈까지 맞물려 지역 성장에도 큰 걱정거리를 더하는 실정입니다.

■ ‘제주살이’ 붕괴.. “더 이상 매력적인 선택지 아니”

25일 호남지방통계청의 ‘2023년 귀농어·귀촌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귀촌 인구가 1만 690명으로, 전년(1만 1,767명) 대비 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구 수도 8,047가구로, 전년(8,661가구)보다 614가구, 7.1% 상당 줄었습니다.

제주의 귀촌인 감소율은 전국(서울·광주·대전 제외) 평균 감소율 3.9%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 전입한 귀촌인은 6,199명으로, 전년(7,370명)과 비교하면 15.9%(1,171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타 시도에서 온 비율은 58%로 전국 평균(53.6%)보다 높았습니다. 귀촌 전 거주지역은 제주(42%)를 제외하면 서울(17.7%)과 경기(17.4%) 비중이 높았습니다.

귀촌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1.33명으로, 2.2% 감소했지만, 가구원 수는 전북(1.29명), 전남(1.23명)보다는 많았습니다. 귀촌가구 가구원 수별 가구형태 구성비는 1인 가구가 76.3%로 가장 높았습니다.

연령대는 40대(22.6%), 30대(21.4%), 20대 이하(20.9%), 50대(18.3%), 60대(12%), 70대 이상(4.8%) 순이었습니다. 남성(49.4%), 여성(50.6%)으로 여성 비중이 다소 높았습니다.

귀촌인 평균연령은 42.5살, 동반가구원 평균연령은 32.9살로 나타났습니다.


■ ‘주거 매력도’ 등 하락.. ‘생활물가’, ‘부동산 가격’ 등 부담 가중

귀촌인의 전입 이유는 직업(33%), 가족(22.6%), 주택(19.6%), 교육(8%), 자연환경(5.7%), 주거환경(3%), 기타(8.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전북·전남·제주지역 시군별 귀촌인 규모 상위 5개 지역에선 전북 완주군(8,158명)이 1위로, 이어 제주시(6,445명)가 2위, 서귀포시(4,245명)가 4위를 차지했습니다. 전남 순천시(4,664명)가 2위 전남 무안군(3,311명)이 5위였습니다.

다만 귀촌인의 주요 전입 이유였던 '직업'(33%)과 '가족'(22.6%) 요인이 이제는 더 이상 제주로의 이주를 촉진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높은 생활물가와 제한된 직업 선택의 폭, 그리고 급등한 부동산 가격 등이 제주살이의 매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자연환경과 주거환경을 이유로 이주한 비율이 각각 5.7%와 3%에 그친 점은 제주가 더 이상 이상적인 전원생활의 장소로 인식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주 농사를 목적으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귀농의 경우, 제주는 지난해 236가구로 전년(242가구) 대비 2.5% 감소했습니다. 어업에 종사하는 귀어 가구는 22가구로 전년(15가구)보다 46.7% 늘었습니다.


■ 젊은 층 유출 ‘속도’.. “지역 생산성 저하 우려까지”

인구 순유출은 반년 사이 2,000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제주지역 순유출 인구가 2,192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전입과 전출 각각 8만 1508명, 8만 3195명으로 순이동 인구 –1,687명 기록한 것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상반기까지 보면, 지난해 8월(-230명)부터 시작해 6월(-233명)까지 11개월째 인구 순유출이 이어졌습니다. 2009년(-1,015명) 이래 14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던 작년 한 해 순유출 규모(1,687명)를 앞서 지난 4월에 뛰어넘었을 정도입니다.

지역별로 제주시 1,634명, 서귀포시 558명이 빠져나갔습니다.

특히나 20대 순유출이 1,391명으로 전체 유출 인구의 63%,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역 생산성과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제주 미래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부분으로 지목됩니다. 교육과 취업 기회의 부족, 그리고 높은 생활비용 등이 젊은 세대를 제주 밖으로 내몰고 있는 셈입니다.


■ 노형·연동까지 인구 감소.. “인구 유출 가속화”

통계청에 따르면 제주의 순유입 인구는 지난 2016년 1만 4,63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전출 인구 증가에 맞물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노형동과 연동 등 인구 밀집지로 꼽히던 신제주권의 인구 감소는 물론, 구도심권의 이도2동과 일도2동에서도 인구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안구 유입보다 유출이 빨라지면서, 이를 걱정해야할 지경이 된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까지 불거지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학령인구도 감소 흐름이 두드러져 신입생 감소 등에 따른 학교 유지 방안 등도 고민거리로 등장하는 실정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인구 순유출이 더 가속화돼 전체 인구는 70만 명 벽까지 무너졌습니다.

2023년 11월 70만 1047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급기야 지난 2월 ‘70만’선이 붕괴돼 69만 9,587명으로 다시 60만 명대로 내려앉고 3월 인구는 더 줄어 69만 9,251명을 기록했습니다.


■ 도시기본계획 등 현실과 괴리.. 이탈 방지책 고민 시급

이는 지난 민선 7기 제주도정에서 예측한 2025년 상주인구 73만 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지역 발전 계획 추진에도 사실 차질이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이어 민선 8기 도정은 '2040년 도시기본계획'에서 상주인구 80만 명을 목표로 세웠지만, 현재 인구 추이를 보면 이 목표 역시 허상에 그칠 가능성도 큽니다. 관광객 등 유동인구를 포함해 100만 명까지 상정한 계획이라 보다 현실적인 인구 유입 대책과 고민이 더 뒤따라햘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귀촌 인구 이탈과 거듭되는 순유출 추이는 한때 모두의 로망이었던 ‘제주살이’ 그리고 제주의 삶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세워졌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라며 “다시 한 번 제주가 매력적인 삶의 공간으로 부활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시급한 이유”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어 “그만큼 인구 감소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제주가 어떤 대책을 마련할 지에 더 촉각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출생률 저하로 인한 자연감소, 부동산 가격 폭등, 제한된 직업 기회 등 복합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고민이 모아져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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