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클로저→'최강 한화'에 감격 눈물, 1553일 만의 승리 "잘리나 싶었는데…해냈습니다"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실패할 거라는 생각이 컸었는데…."
이상규(28·한화 이글스)는 지난 24일 경기를 마치고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6-6으로 맞선 9회말. 한화는 마무리투수 주현상이 8회말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리를 지킬 선수가 필요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 황준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상규는 김재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다. 양의지를 고의4구로 거르고 4번타자 양석환과 승부했다. 1B1S에서 3구째 던진 공이 포수 파울플라이가 됐고, 이어 김태근을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고비를 넘긴 한화는 연장 10회초 한 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잡았다. 10회말 이상규는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다. 강승호와 전민재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뒤 서예일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팀의 7대6 승리를 지켜냈다.
LG 트윈스 시절이었던 2020년 5월 24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1553일 만에 거둔 감격의 승리였다.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를 하던 이상규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어떤 생각을 하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지'를 묻자 지난 몇 년 간 기억이 주마등 처럼 스치는듯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70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이상규는 2019년 1군에 데뷔. 2020년에는 잠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2승(3패) 4세이브를 올리기도 �다. 이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지난해 11월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이상규는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4년 전에 마무리투수를 했을 때에는 팬이 없어서 이런 걸 잘 못 느꼈는데 처음으로 느꼈다. 한화 팬들이 다시 한 번 열정적이라는 걸 느꼈다. '나는 행복하다'는 응원가처럼 행복하게 응원해주셔서 설��다"라며 "육성선수로 전환된 적이 있어 한화에서도 실패할 거라는 생각이 컸다. '이제 나도 잘리는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걸 극복하고 여기까지 온 거 같다. 또 많은 팬들이 계신 곳에서 승리해 느낌이 색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이적 당시에도 "많이 울었다"고 한 그는 "LG에서 어떻게 보면 40인 보호선수에서 벗어나서 한화로 와서 많이 슬펐다. 막상 여기 오고 나서 좋은 분들 또 만나서 다시 시작하니 기분이 괜찮았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이상규의 마음 고생을 알고 있던 한화 동료들은 경기를 마치고 한동안 더그아웃을 떠나지 않고 이상규를 지켜봤다. 한화 이적 후 첫 승인 만큼 많은 많은 축하가 이어졌다. 주현상은 "내가 지키지 못한 승리를 지켜줘서 정말 고마웠다. 또 좋아하는 동생이 이렇게 승리투수가 되니 나 또한 감격스러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주현상은 인터뷰가 끝나는 순간까지 기다려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많은 시간 2군에서 보낸 만큼, 한화 코칭스태프는 이상규에게 가장 먼저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마무리투수를 했을 정도로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제 자신 있게 던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상규는 "항상 감독님, 코치님께서 '자신있게 던져라. 네 공이 안 좋아서가 아닌 자신감이 없어 그런 것이니 자신있게 던져라'라고 하셔서 그 생각만 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라고 이야기했다.
약 4년 만에 승리투수가 된 순간. 이상규는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떠올렸다.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이렇게 마운드에 올려주시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지난번 류현진 선배님의 승리를 날려서 믿음을 드리고 싶었다. 경기를 마치고 감독님, 코치님께 '저 해냈습니다'라는 말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규는 "앞으로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씩씩하게 던지고 싶다. 항상 생각하는 게 지속성과 꾸준함이다. 오늘만 이렇게 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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