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망’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 격상…희생자 발인 26일까지 진행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본부를 격상하고 화재 원인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지목된다. 아울러 희생자들에 대한 발인은 26일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부천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을 송유철 원미서장에서 김종민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으로 변경했다.
수사본부를 지방청으로 격상해 보다 전문적인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수사본부는 경기남부청 형사기동대·강력계·과학수사대와 원미서 형사과 등 총 84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사망 7명, 부상 12명 등 19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중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에어매트로 떨어진) 2명은 추락에 따른 사망으로 각각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현재까지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지목된다. 소방 당국은 투숙객이 객실에서 나간 뒤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 소파와 침대에 옮겨붙으며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에어컨 화재는 장시간 가동으로 인한 과부하나 낡은 전선에 먼지 등 이물질이 꼈을 때 주로 발생한다. 당시 810호 에어컨은 벽걸이형으로 그 아래에는 소파가 있었다. 바로 옆에 침대 매트리스가 놓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리스에 불이 붙으면서 실내 전체로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에어매트 위에 떨어진 2명이 숨진 것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사건 발생 당시 부천소방서 선착대는 호텔 1층에 에어매트를 설치했고, 설치 7분 뒤 투숙객 2명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렸다.
먼저 떨어진 투숙객이 에어매트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졌고, 그 순간 반동에 의해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2∼3초 뒤에 다른 투숙객도 곧바로 뛰어내렸고, 이 투숙객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3일 현장에서 “에어매트가 뒤집혔던데 설치 사항에 오류가 있었느냐.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부천 호텔 화재 사고의 희생자와 생존자를 비난하는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도 착수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번 화재 사고와 연루된 희생자와 생존자들이 평일에 호텔을 이용한 것에 대한 음해 및 추측성 게시물들이 다수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게시물들에 대한 첩보가 화재 수사본부로 다수 접수됐다”며 “조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사이버수사대가 입건 전 조사를 거쳐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번 화재로 숨진 김모씨(28)의 발인이 엄수됐다. 화재 당시 호텔 객실에 갇힌 김씨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5분 뒤면 숨 못 쉴 거 같아.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며 유언과도 같은 말은 남겨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족들은 김씨가 유학을 다녀와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가족들을 늘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화성의 함백산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씨를 포함해 부천 호텔 화재 사고 희생자 7명의 발인은 오는 26일까지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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