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열대야에 백화점·쇼핑몰 ‘특수’…저녁 시간대 방문객 급증

22일 경기 수원시 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수원 고객들이 식사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열대야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실내 백화점과 쇼핑몰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저녁 시간대에 더위를 피해 시원한 백화점과 쇼핑물을 찾는 몰캉스(쇼핑몰+바캉스)족이 늘어난 탓이다.

25일 유통업계 말을 종합하면, 8월(1∼20일)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의 방문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잠실 롯데월드몰 방문객도 350만명에 이른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방문객이 각각 5.5%, 8.8% 늘었다. 매출 역시 4.9%, 5.5%씩 증가했다. 더현대서울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특히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저녁 시간대 백화점과 아울렛 방문객이 크게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롯데아울렛은 이달 오후 5시30분∼8시30분 방문자가 작년보다 20%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오후 6∼8시 방문객이 22.5% 늘어 매출도 8.7%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오후 6∼8시 매출이 5.6% 늘었다.

밤 시간대 매출 증가는 주로 열대야를 피해 저녁 식사를 즐기러 온 고객들이 주도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오후 6∼8시 식음료 매장 매출이 18.8% 뛰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푸드코트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의 경우 매출 절반이 오후 5시 이후에 발생했다.

교외형 대형몰도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점은 이달 주중 방문객이 지난해와 비교해 10% 늘어난 5만5000명이다. 주말 방문객도 10.2% 늘어난 10만5000여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은 휴가 때라 백화점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더위가 밤늦게까지 이어진 탓에 쾌적한 저녁을 보내려는 고객이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34일 연속 열대야(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존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가 나타났다.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장 열대야’ 기록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