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 한우세트 vs 3만원 통조림…‘극과 극’ 추석 선물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8. 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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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이모씨는 최근 추석 선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55만원짜리 한우 세트 3개를 예약 구매했다.

25일 현대백화점이 5년간(2019~2023년) 추석 선물 세트 판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우 세트 매출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만원의 백화점 한우 세트와 3만원 미만의 온라인몰 통조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소비 양극화 현상이 반복되면서 소비자의 구매에 일정한 패턴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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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선 초고가 세트 불티
온라인선 실속형 소비 대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서 고객이 추석 예약판매 한우 선물 세트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현대백화점]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이모씨는 최근 추석 선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55만원짜리 한우 세트 3개를 예약 구매했다. 가격 부담은 느꼈지만 소수 지인을 위해 이 정도 금액을 내는 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해외여행도 가지 않아 예년보다 더 고가의 선물을 하기로 했다. 이씨는 “고가의 선물을 구매할 땐 온라인보다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오프라인 업태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 소비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유통 업태별로 보면 고가의 선물 구매엔 백화점을 활용하고, 저가의 상품 소비엔 가격 비교가 폭넓게 가능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향이 고착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나타나는 소비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25일 현대백화점이 5년간(2019~2023년) 추석 선물 세트 판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우 세트 매출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선물 세트를 구매한 고객 10명 중 3명이 한우 세트를 샀다. 전체 선물 세트 가운데 한우 세트 비중은 2019년 약 24.9% 수준이었으나, 매년 수요가 늘어 지난해에는 29.8%까지 늘었다.

회사는 갈수록 최고급 한우 세트의 선호가 높아지는 것을 감안해 올해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No.9)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300만원)’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200만원)’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 확대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델파파’ 포도씨유 선물세트,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3만원대 국내산 돼지고기 선물세트,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3만원대 사과배 혼합 선물세트,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샹달프’ 과일 잼 선물세트. [사진 출처 = SSG닷컴]
반면에 전자상거래 업체인 SSG닷컴에선 5만원 미만의 실속형 상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 회사가 이달 2일부터 21일까지(20일간)의 사전 예약 판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만원 미만 통조림 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했다. 참치, 햄을 비롯한 스테디셀러는 물론, 과일잼이나 식용유 세트 판매도 크게 늘었다.

같은 가격대의 보디케어 세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다. 핸드워시나 풋샴푸, 보디워시 등이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전통적인 인기 선물로 손꼽히는 신선식품에서도 5만원 미만 상품이 강세다. 호주산 LA갈비, 국내산 돼지고기 등을 중심으로 3~5만원대 축산 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과일 중에는 사과, 배, 키위, 샤인 머스캣 세트가 판매 호조세다.

300만원의 백화점 한우 세트와 3만원 미만의 온라인몰 통조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소비 양극화 현상이 반복되면서 소비자의 구매에 일정한 패턴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선물을 하고 싶은 이들에겐 백화점에서 나온 고급 한우를 선물하고, 다수에게 가성비 선물을 해야 할 땐 온라인 쇼핑몰 제품을 구매하는 게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물가 시대에 따른 전략적 소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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