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화재, 매년 370건 발생…모텔이 35%로 최다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4. 8. 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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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의 미비로 숙박시설에서 매년 400건 가까운 화재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한 소방시설 관련 기준이 강화돼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화재에 취약한 오래된 건물이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는 역설적인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이어지는 것은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미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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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화재 1843건 발생…인명피해 총 387명·사망자 32명
2000년 이후 소방시설법 3차례 개정…소급 미적용으로 사각지대 여전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 22일 화재로 7명이 사망한 경기 부천 호텔의 객실 내부 모습.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 제공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의 미비로 숙박시설에서 매년 400건 가까운 화재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한 소방시설 관련 기준이 강화돼도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화재에 취약한 오래된 건물이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는 역설적인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25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843건이다. 인명 피해는 총 387명으로, 이중 사망자는 32명이다.

숙박시설 화재는 2019년 365건, 2020년 344건, 2021년 375건, 2022년 382건, 2023년 377건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인명피해는 2019년 123명, 2020년 63명, 2022년 80명, 2023년 59명으로 집계됐다. 숙박 종류별로는 모텔에서의 화재가 전체 35%가량인 645건으로 가장 많았고 펜션이 328건, 호텔이 273건으로 뒤를 이었다. 원인 별로는 전기적 요인이 708건으로 가장 많았고, 담배꽁초 등 부주의가 654건이었다. 방화는 53건, 방화 의심은 63건이었다.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이어지는 것은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미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효과적인 소화 설비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작동하지 않은 화성 아리셀 공장과 인천 청라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화재는 대규모 인명 피해 및 재산 피해를 낸 바 있다. 지난 22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 역시 스프링클러 미설치로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스프링클러는 1981년 11월 11층 이상 숙박시설의 11층 이상에 설치하도록 관련 규정이 만들어졌고, 2005년 5월부터는 11층 이상 숙박시설 전 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2018년 1월에는 6층 이상 숙박시설의 전 층에 설치하는 개정안이 시행됐고, 2022년 12월부터는 층수와 관계 없이 숙박시설로 사용하는 면적이 600㎡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 스프링클러를, 300㎡ 이상인 경우에는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처럼 소방시설 관련 기준은 계속 강화되고 있으나 일부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면 개정 기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 과거에 건축된 숙박시설은 여전히 화재 위험을 안고 있다. 부천 호텔도 2003년 준공돼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은 경우다. 전국에서 영업 중인 숙박시설 약 3만 개 중 2만8000개가량은 10층 이하의 건물로 추정되며 5층 이하는 약 2만3000개다. 이에 국회와 시민단체 등은 스프링클러를 기존 건물에 소급 설치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설치 비용 등을 생각하면 영세 업체가 다수인 숙박시설 운영자들에게 이를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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