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손맛 깃든 전통식품…한가위 고마운 마음 전하는 데 ‘제격’

김보경 기자 2024. 8.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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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명품 추석 선물
소나무순 넣어 향 남다른 ‘솔송주’
대나무·한약재 사용한 ‘추성주’ 일품
임금님 먹던 갈비 ‘가리구이’
당귀잎 든 떡 ‘승검초단자’ 정성 듬뿍담겨

달이 유난히 밝은 으뜸 명절 ‘추석’(9월17일)이 다가왔다. 이맘때면 가족·친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대신할 추석 선물을 고르는 게 고민이다. 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올 추석엔 명인의 손길이 닿은 선물로 정성을 더해보자. 또 주목받는 트렌드인 ‘웰니스’에 맞는 선물에 무엇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8월19일 국무회의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추석 명절기간(8월24일∼9월22일) 농축수산물과 농축수산물 가공품 선물가액 한도는 평상 시의 2배인 30만원이 적용된다.

흔히 한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을 일컬어 명인으로 부른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선 1994년부터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우리 전통식품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사람을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유청길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 회장은 “한과·전통주 등 추석 차례상엔 명인이 만든 전통음식이 제격”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제품으로 선물에 품격을 높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수요가 늘어난 전통주가 명절선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 함양 개평한옥마을엔 농업회사법인 솔송주의 박흥선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7호)이 빚은 ‘솔송주’가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사랑한 술로, 소나무에 새로 돋아난 순을 넣어 향이 남다르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솔송주 13도(750㎖·1만8000원)와 이를 한번더 증류한 40도 프리미엄 솔송주(700㎖·10만원)가 있으니 취향과 가격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박 명인은 “솔송주는 순한 약주로 솔잎향이 은은하게 퍼져 송편과 먹어도 잘 어울리고, 맑은술이라 추석 차례상에 내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소개했다.

양대수 명인(왼쪽)이 빚은 전남 담양 전통 민속주 ‘추성주’. 농민신문DB, 추성고을 누리집 캡처

전남 담양에서 4대째 이어온 양조장 추성고을의 양대수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2호)이 만든 ‘추성주’도 살펴보자. 대나무 추출물과 10여가지 한약재로 만든 증류주로, 도수는 25도이며 향긋한 약재향과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 구성에 따라 3만∼7만원대로 가격대가 나뉜다.

제주 서귀포에 있는 양조장 ‘제주술익는집’엔 김희숙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84호)이 빚은 지역 토속주 ‘고소리술(400㎖·5만5000원)’이 있다. 고소리술은 좁쌀로 빚은 술을 소줏고리로 증류한 소주다. 전통 방식을 고수해 첨가물 없이 수작업으로만 양조된다. 40도로 도수는 높지만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느낄 수 있다.

한우 암소 갈비로 만든 박규완 명인(왼쪽)의 ‘가리구이’. 덕인관 누리집 캡처

궁중에서 임금님이 즐기던 전통 갈비인 ‘가리구이’는 어떨까. 담양 ‘덕인관’의 박규완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82호)은 조선 후기 요리서 ‘시의전서’에 쓰인 방법을 그대로 재현해 가리구이를 만든다. 칼로 채 썬 1등급 한우 암소 갈비살을 120년간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씨간장으로 양념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유지한다. 덕인관 떡갈비 세트는 10만∼30만원대로 구성돼 있다.

종가집 비법이 담긴 강순의 명인(왼쪽)의 ‘고추씨 백김치’. 강순의 명가 누리집 캡처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긴 김치도 좋은 선물이 된다. 강순의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7호)이 담근 백김치엔 전남 나주 종갓집의 맛이 담겼다. 고추씨가 들어가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매력이다. 국물까지 시원하게 들이켤 수 있는 ‘강순의 명가’ 고추씨 백김치는 3㎏(2만4000원) 단위로 선보인다.

이연순 명인(왼쪽)이 만든 떡 ‘승검초단자’ 10구. 식품명인체험홍보관, 이연순명인떡 누리집 캡처

추석엔 전통 간식을 빼놓을 수 없다. 강원 강릉 갈골한과마을에서 130여년째 가업을 잇는 ‘갈골명인’의 최봉석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3호)은 수작업으로 한과를 만든다. 이 한과는 기계를 이용해 만드는 한과와 달리 속이 벌집처럼 촘촘하게 얽혀 폭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최 명인은 “국산 흑임자·참깨·쌀 등을 사용하며 설탕은 일절 넣지 않는다”면서 “명절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차와 함께 나눠 먹기 좋은 건강 간식”이라고 전했다. 찹쌀·흑임자·참깨·흑미 강정으로 구성한 세트가 한지로 포장된 상자에 담겨 추석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가격은 3만∼19만원까지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약초가 유명한 충북 제천엔 당귀잎으로 만든 떡 ‘승검초단자’가 있다. 3대에 걸쳐 전통을 잇는 이연순 명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2호)은 고서에 나오는 방식으로 떡을 만든다. 찹쌀가루에 생당귀잎을 찧어 넣고 반죽해 둥글게 빚은 후 겉에 잣 고물을 묻혀내는 방식이다. 물을 일절 넣지 않고 당귀잎으로만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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