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사망보험금 기부 약정한 일가족... “죽음으로도 도움 줄 수 있어”
사망했을 때 나올 보험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일가족이 나타나 화제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임자영(53)씨는 지난달 1일 서울 강서구 ‘기아대책’ 건물에서 자녀 최지욱(26)·최서연(24)씨와 함께 총 2억원짜리 사망보험을 들었다. 임씨가 자택도, 직장도 아닌 기아대책 건물에서 보험에 가입한 이유는 가족이 사망할 때 나올 보험금의 수령자가 바로 기아대책이기 때문이다. 임씨와 자녀들은 보험료로 매달 각각 13만8500원, 12만7570원, 7만8000원을 낸다. 이처럼 사망보험 수익자를 기부처로 삼는 기부 방식을 ‘보험기부’라고 한다. 기아대책은 “일가족이 일시에 보험기부를 한 건 최초”라고 했다.
임씨는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 때문에 보험기부가 더욱 의미있다”고 했다. 임씨와 두 자녀는 모두 보험컨설턴트로서 일하고 있다. 임씨는 유산을 기부하는 방식도 고려했지만, 죽을 때 자산이 얼마나 될지 불확실할 뿐더러 자식들이 분쟁에 휩싸일 수도 있어 보험기부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임씨는 “‘사망’을 통해 기부가 이뤄진다는 생각을 하니 인생에 목표가 생긴 것 같고 하루하루를 더 알차고 가치 있게 살아가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죽음 뒤에 누군가 도움 받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욱씨와 서연씨는 임씨 손에 이끌려 얼떨결에 기아대책을 찾았지만, 결국엔 “내 이름으로 된 학교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2년차 사회초년생인 이들은 “매달 나가는 기부금이 다소 부담되긴 하지만, 나중에 큰 돈이 돼 좋은 곳에 쓰일 생각을 하니 보람이 있다”고 했다.
임씨는 “금전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인생에 한 번 쯤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때 옆에서 손 잡아줄 수 있는 형태로 기부액이 사용되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기아대책에 유산을 기부한 사람은 57명이다. 그중 16명이 보험 방식으로 기부했다. 2015년 첫 사례를 시작으로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1건, 2020년 5건, 2021년 1건이었다. 올해는 7월까지 총 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사과 회견 이후 지지율 20%대 회복
- 여자 배구 흥국생명, 7연승 무패 행진
- 尹 "러·북 군사협력 본질은 권력 유지 위한 지도자간 결탁"
- [단독]"토건세력 특혜 설계자는 국민의힘" 이재명 발언, 유죄 근거 됐다
- [단독] 김문기가 딸에게 보낸 ‘출장 동영상’, 이재명 유죄 증거 됐다
- 국어·수학 쉬워 1등급 컷 올라... 탐구 영역이 당락 가를 듯
- 트럼프 도피? 4년 4억에 가능... 美크루즈사가 내놓은 초장기 패키지
- [만물상] 대통령과 골프
- WHO "세계 당뇨 환자 8억명, 32년만에 4배 됐다”
- 제주 서귀포 해상 어선 전복돼 1명 실종·3명 구조... 해경, 실종자 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