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낙태아 시신 전문 화장꾼들도 수사한다

박정훈 기자 2024. 8. 25. 13: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6주 태아를 낙태한 20대 여성의 유튜브./유튜브

20대 여성 유튜버의 36주 태아 낙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낙태아 시신을 전문적으로 화장하는 브로커와 수도권 낙태 병원들의 연결 고리를 수사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지난 6월 말 20대 여성 유튜버의 36주 태아를 낙태한 병원장은 대행 업체를 통해 지난달 13일 인천의 한 화장장에 낙태아 시신을 보냈다. 보건복지부가 이 사건 수사를 경찰에 의뢰한 지 하루 만이었다.

본지 기자가 지난 20일 찾은 이 화장장은 정상 영업 중인 일반 화장장이었다. 1년에 시신 2만여 구를 화장하는데 그중 낙태아 시신을 120구가량 화장한다고 한다. 그런데 20년간 낙태아 시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 남성(60대 추정)이 지난달 13일에도 36주 태아의 시신을 가져와 화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그가 ‘낙태아 시신 전문 화장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 남성과 수도권의 낙태 병원들이 연계된 화장 네트워크가 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화장장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 남성이 사산아 1~3구씩을 들고 와 화장한 뒤 유골을 가져가곤 했다”며 “이곳에서 화장하는 낙태아 시신 대부분은 이 사람이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이 남성은 1년에 40여 차례 화장장을 찾는데 한 번에 낙태아 시신을 2~3구 가지고 올 때도 있다고 한다. 한 해에 낙태아 시신 100구가량을 그가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낙태아 시신은 사산(死産) 증명서가 있어야 가능하다. 경찰은 문제의 전문 화장꾼들이 병원에서 낙태아 시신을 받아 이 증명서를 발급해 화장까지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닌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 살해당한 아기들이 사산아로 둔갑하는 것은 아닌지 등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20대 여성 유튜버와 낙태 수술을 한 70대 병원장을 살인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달 말부터 두 차례 산부인과 병원을 압수 수색했다. 하지만 이 병원장은 36주 태아가 죽어서 모체(母體) 바깥으로 나왔다고 주장, 살인 혐의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낙태죄는 2019년 폐지됐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