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대피했어요?" 묻자 "아…", 부천 화재 신고 녹취록 공개

이지현 기자 2024. 8. 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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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부천 원미구 숙박시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이번 화재와 관련한 최초 신고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 20초에 접수됐다. 사진은 호텔 내부로 연기가 확산하는 모습. 〈사진=윤건영 의원실 제공〉
경기 부천 호텔 화재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담긴 최초 소방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부천 원미구 숙박시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 20초에 접수됐습니다.

호텔 관계자로 추정되는 신고자는 "중동 OOO 호텔인데요, 밖에 불이 났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신고 접수요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호텔 이름을 되물은 뒤 불이 난 지점을 묻자 신고자는 "여기 객실이요. 810호요"라고 정확한 발화 지점을 설명했습니다.

소방 차량이 출동할 수 있도록 먼저 조치한 접수요원은 호텔 이름을 천천히 말해 달라고 다시 요청했습니다.

이어 "어디서 불이 나는 것 같냐"며 "810호 어디? 침대, 뭐 창문 어디?"라고 구체적인 발화 장소를 묻기도 했습니다.

또 접수요원이 신고자에게 "대피는 하셨어요"라고 묻자 신고자는 "대피 안 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잠시 뒤 접수요원이 "혹시 안에 사람이 있냐"고 되묻자 신고자는 "밖으로 나가야 돼요 고객님"이라며 투숙객들에게 대피하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주변 소음 때문에 통화가 점점 어려워졌고, 접수요원이 "손님 다 대피하셨어요?"라고 재차 물었지만 신고자의 "아…"라는 탄식이 들려온 뒤 전화는 끊겼습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4분 만인 오후 7시 43분 부천소방서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길이 크게 번진 상황이었고 건물 안에도 검은 연기가 퍼진 상태였습니다.

이번 화재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치는 등 1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불길이 호텔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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