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정식주장' 부용찬 "지난 시즌 아쉬움 털어내겠다"

이석무 2024. 8. 2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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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주장 부용찬. 사진=OK금융그룹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 주장 부용찬(35·리베로)이 일본 전지훈련에 앞서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부용찬은 25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전지훈련을 앞두고 “이번에 일본 프로배구 도레이 애로우즈, 츠쿠바 대학팀과 연습경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오기노 마사지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가 일본에서 하는 선진 배구 시스템을 대입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27~30일까지 도레이와 츠쿠바대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진행한다. 도레이는 2023~24시즌 정규리그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최종 3위를 차지했다. 츠쿠바대는 일본 관동지역을 대표하는 배구부 중 한 곳으로 전일본 대학배구대회에서 통산 10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부용찬은 오기노 감독의 2기 체제에 꼭 필요한 선수다. 지난 시즌 부상을 당한 이민규를 대신해 ‘임시 주장’을 맡아 오기노 감독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팀을 단단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같은 활약에 힘입어 이번 시즌 ‘정식 주장’을 맡게 됐다.

부용찬은 “얼마 전 오기노 감독님이 휴가를 마치고 훈련을 시작하면서 ‘올해도 부탁한다’고 하셨다. 정식으로 임명을 받은 것”이라며 “사실 주장을 하기 전부터 고참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어깨가 무겁다기보다 한발 더 뛰고 움직이는 배구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용찬은 올 시즌 ‘오기노 배구’를 팀에 녹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 더 팀에 오기노 감독님의 색깔이 입혀진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 시즌 감독님이 처음부터 참여했던게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도 이제는 자신의 색깔을 좀 강하게 드러내며 훈련을 진행한다”며 “큰 틀에서 보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배구”라고 설명했다.

실수를 줄이고 원 포인트에 집중하는 플레이가 오기노 감독이 원하는 경기 운영이다. 부용찬은 “어릴 때 공격수들을 보면 범실을 하더라도 ‘그냥 100% 때려라’ ‘네가 (마무리를) 책임져라’ 등의 지시를 받았다”며 “지금은 안 좋은 공을 어떻게든 우리가 유리하게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하도록 요구받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상대의 ‘원 블로킹’이 떴을 경우 그걸 피해서 강하게 치는 등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자는 게 전제로 깔려 있다”면서 “선수들도 훈련을 통해 디테일한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장이라는 타이틀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부용찬은 이럴 때 은퇴한 박철우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 (박)철우 형한테 배운 게 많다. 나중에 저런 고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털어놨다. 둘은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부용찬은 “고참이나 주장으로서 팀을 끌어가다 보면 힘든 부분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박)철우 형에게 ‘어떻게 해야 되나’ 묻고 싶었지만 작년까지 형이 다른 팀 소속이라 조심스러웠다”며 “형이 이제 은퇴했으니 많이 물어보고, 신세한탄도 좀 해보려고 한다”고 말한 뒤 미소지었다.

부용찬은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놓친 게 가슴 깊이 박혀 있다. 한계를 느끼면서 반면 희망도 봤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것(우승)만 바라보고, 진짜 눈앞에 우승이 있었는데 여기가 한계인가 싶기도 했다”며 “하지만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쨌든 챔프전까지 올라갔다는 것에 대한 프라이드도 생겼다. 계속해서 챔피언을 꿈꿀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의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부용찬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고 하나하나 해 나가고 싶다”며 “선수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플레이한다면 올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OK저축은행과 재계약을 한 건 의미가 크다. 2018년부터 ‘OK맨’으로 활약해 7년차를 맞은 부용찬은 계속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개인적인 목표는 만으로 40세까지 선수로 뛰고 싶어요. 그 이후엔 하늘의 뜻에 맡겨야겠죠. 제 몸 상태나 팀 사정이 따라줘야 할테니까요(웃음).”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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