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물 맞으며 기적의 생존' 20대 여대생···이 방법 정말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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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20대 여대생이 대학 실습 때 배운 지식을 활용해 화를 면한 사연이 전해졌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며 일각에선 "화재 발생 시 화장실로 대피해야겠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화장실로 대피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화장실로 대피하는 것은)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할 때를 가정한 상황"이라며 "만약 환풍기를 통해 유독가스가 역류해 들어온다면 화장실은 위험하다. 화재 시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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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20대 여대생이 대학 실습 때 배운 지식을 활용해 화를 면한 사연이 전해졌다. 즉각 화장실로 대피해 샤워기를 틀어 머리에 댄 것이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며 일각에선 “화재 발생 시 화장실로 대피해야겠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화장실로 대피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 강릉 모 대학 간호학과 학생인 20대 여성 A씨는 최근 부천의 대학병원으로 실습받으러 왔다가 이곳 호텔 806호에 머물렀다. 발화 지점인 810호 객실과는 멀지 않은 곳에 투숙하고 있던 만큼 A씨는 바로 불이 난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A씨는 "객실 내 화재경보기가 울려 급히 대피하려 했지만, 객실 출입문을 열었을 때 이미 복도가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며 “다른 객실의 번호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A씨는 객실 반대편 창문도 열어봤지만, 연기가 계속해서 확산하는 것을 보고 탈출을 시도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해 모든 문을 닫고 화장실로 향했다. 이어 A씨는 119에 전화를 걸었고 소방대원의 안내에 따라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화장실 문을 수건으로 막고 샤워기를 틀어 머리에 대고 있었다.
A씨는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샤워기에서 뿜어나온 물이 수막을 형성해 일시적으로 유독가스 차단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정보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화장실에서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누군가 화장실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문을 열려고 했는데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기절했다”고 구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A씨 어머니는 "소방에 전화를 걸어 아직 아이가 있으니 다시 객실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결국 우리 딸아이가 구조될 수 있었다"라며 "간호학과에 다니는 딸이 샤워기를 틀고 잘 대응해준 것 같다.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있을 때 이런 대응 방법들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화장실로 대피하는 방법은 몰랐다” “올바른 대처 요령이 나왔다” “창문이 아니라 화장실로 피해야겠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화재 발생 시 화장실로 대피하는 방법은 정말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연기가 화장실로 들어온다면 가장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조선닷컴에 “이번 생존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화장실 환기구는 수직으로 돼 있어 화재시 연기 확산이 더 빠를 수 있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또한 "화장실이 경우에 따라 안전한 대피처가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될 수도 있어 올바른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 교수는 “대피 장소가 마땅치 않아 화장실로 피신했다면 배수구를 막고 환풍기와 물은 틀어놓으라”고 덧붙였다.
환풍기를 작동시키면 내부에 들어온 유독 가스를 빠져나가게 할 수 있고, 배수구를 막고 물을 최대한 틀어 놓으면 물이 흘러넘쳐 화염이 화장실로 번지는 걸 막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화장실로 대피하는 것은)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할 때를 가정한 상황”이라며 “만약 환풍기를 통해 유독가스가 역류해 들어온다면 화장실은 위험하다. 화재 시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22일 오후 7시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한국인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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