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법 얼차려 사망에 "학대는 아니라"는 중대장…軍은 훈련병 설문지 전량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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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강모 대위·27·여) 등에 의한 훈련병 얼차려(군기훈련) 가혹행위 사망사건과 관련해 훈련병 인권침해 설문조사 원본이 전량 폐기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5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토대로 "군이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에서 주요 자료를 고의로 파기하거나 핵심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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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사단 감찰부, 훈련병 설문 중 '얼차려' 관련 누락한 채 상부 보고…답변지 원본 전량 파기하기도
千 "軍 축소·은폐 의혹 스스로 사"
육군 제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강모 대위·27·여) 등에 의한 훈련병 얼차려(군기훈련) 가혹행위 사망사건과 관련해 훈련병 인권침해 설문조사 원본이 전량 폐기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5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토대로 "군이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에서 주요 자료를 고의로 파기하거나 핵심 내용을 보고서에서 삭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앞서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흘 뒤인 5월28일, 12사단 감찰부는 사망한 훈련병의 기수인 12사단 신병교육대대 24-9기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신병교육대 내에서 인권침해 및 가혹행위 등이 있었는지를 묻는 항목들로 구성됐고, 훈련병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답했다. 특히 훈련병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신병 교육 및 훈육을 빙자한 얼차려가 있었는지' 항목엔 답변자 총 234명 중 76명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12사단 내 인권 침해적 얼차려가 만연했다는 지적과 무관치 않다.
12사단 감찰부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사단장에게 보고했는데, 이 과정에서 '얼차려'와 관련된 훈련병들의 구체적 답변 내용을 모두 '삭제'한 채 보고한 것으로 천하람 의원실은 확인했다. 국방부 측은 "얼차려와 관련한 사항은 이미 수사기관이 조사 중인 사안으로 본 설문결과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기에 얼차려 관련 내용을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훈련병들이 직접 작성한 설문조사 답변지 원본 '전량 파기'까지 이뤄졌다. '훈련병 개별 설문 답변서를 파기한 이유'를 의원실이 묻자 국방부 측은 "설문작성자 신상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설문결과 종합 이후 답변서를 파기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군은 피의자 강 대위가 담당했던 이전 신병 교육기수인 23-18기, 24-1기, 24-5기 설문조사 답변 자료 역시 모두 파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이 작성된 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자료를 전량 파기하면서, 피의자 측의 '반(反)인권적 얼차려 강요의 상습성'에 대한 주요한 자료를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천 원내대표는 "수사와 관련된 주요 자료의 원본이 모두 파기되고 결과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삭제돼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동기 훈련병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는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 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스스로 산 행위"라며 "이미 유가족들도 피의자 강 대위가 담당했던 이전 신병 교육 기수에서도 반인권적 얼차려가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를 요구해 왔는데 이 자료 또한 군의 고의적 폐기로 확인하기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회 운영위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12사단 사건 관련 조사를 성실히 수행 중인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한편 직권남용 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과 부중대장(남모 중위·25) 등은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공판에서 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구속 과정에서도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입대 9일 만에 사망한 박모 훈련병은 열사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뿐 아니라 급작스런 고강도 운동으로 고열에 근육이 녹아내리는 증상 등이 동반되는 횡문근융해증 의심 소견이 나타난 바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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