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떠났던 켈리, 2159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3이닝 무실점→데뷔 첫 세이브 환호

신원철 기자 2024. 8. 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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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켈리 ⓒ곽혜미 기자
▲ 마이너리그 2000승 감독 팻 켈리(왼쪽)와 LG 트윈스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였던 케이시 켈리. ⓒ 루이빌 배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열하며 작별한 LG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메이저리그 로스터 합류 후 곧바로 복귀전까지 치렀다. 복귀전에서는 3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주자는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야수들이 베테랑의 빅리그 복귀를 환영하듯 호수비를 펼쳤다.

신시내티 구단은 25일(한국시간) 앨런 부세니츠를 지명할당(DFA)하고 켈리를 26인 로스터에 넣었다고 발표했다. 2018년 이후 6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임박했다는 신호. 복귀전은 생각보다 더 일찍 찾아왔다. 켈리는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경기에 10-2로 앞선 7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 2018년 9월 27일 이후 2159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통산 첫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켈리는 6이닝 2실점한 선발 줄리안 아길라의 뒤를 이어 등판했다. 7회 선두타자 브라이얀 데 라 크루스를 상대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6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이어 빌리 맥키니를 서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 조금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재러드 트리올로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첫 이닝을 무사히 넘겼다.

8회에는 배지환을 상대했다. 배지환의 타구를 2루수 조나단 인디아가 슬라이딩캐치로 막았다. 알리카 윌리엄스는 볼카운트 0-2에서 3구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사 후 브라이언 레이놀즈는 좌익수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의 다이빙캐치 덕분에 아웃 처리할 수 있었다. 켈리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오닐 크루스와 조이 바트, 로디 텔레스를 차례로 범타 처리하고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세이브를 완성했다.

MLB.com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트리플A 루이빌 팻 켈리 감독의 아들은 켈리는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2008년 1라운드(보스턴 레드삭스) 지명을 받은 이 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26경기 2승 11패 평균자책점 5.46을 기록했지만, 2019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6시즌 동안 753탈삼진과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켈리는 이달 초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켈리는 지난달 20일 LG 트윈스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이 경기는 비로 노게임이 됐고, 켈리는 LG와 눈물로 작별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5차례 재계약을 이어가며 6시즌 동안 함께한 장수 외국인 선수와의 힘겨운 작별이었다. 당시 켈리는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키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KBO리그 웨이버 기간에는 제안을 받지 못했지만 대신 신시내티가 손을 내밀었다.

▲ 고별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켈리 가족 ⓒ곽혜미 기자
▲ 케이시 켈리와 팻 켈리 부자(父子). ⓒ 루이빌 배츠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는 아버지의 팀에서 뛴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켈리는 신시내티와 계약 후 트리플A 팀인 루이빌 배츠로 배정됐다. 루이빌은 켈리의 아버지 팻 켈리가 감독으로 있는 팀이다. 팻 켈리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켈리에게 은퇴하기 전에 우리 팀에 와서 투수하라고 했다. 그게 올해일 줄은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켈리는 "약간 적응할 것들이 있었다. 새로운 규칙이 있고, 피치클락도 있었다. 공도 조금 다르다. 그래도 나를 가장 잘 아는 코치, 우리 감독과 함께 했다"며 아버지와 한 팀에 속하게 됐다는 사실을 특별하게 기억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2경기 8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8개와 볼넷 5개를 내주고 탈삼진 2개를 기록했다. 실점은 4점, 평균자책점은 4.50이다. 미국 복귀전이었던 12일 샬럿 나이츠(화이트삭스 산하)와 경기에서는 3이닝 1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18일 오마하 스톰체이서스(캔자스시티 산하)를 상대로는 5이닝 동안 홈런 포함 안타 7개, 볼넷 2개를 내주고 4실점했다. 다음 등판은 트리플A가 아닌 메이저리그였다.

켈리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은 지난 2018년 9월 27일이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켈리는 메이저리그 데뷔 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에 나섰다. 켈리는 여기서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켈리는 2018년 8월 빅리그 콜업 후 7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무승 3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9년 아내 아리엘 켈리의 지지를 받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 샌프란시스코 소속 당시의 케이시 켈리

신시내티는 최근 헌터 그린과 앤드루 애보트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다. 8월 14일부터 24일까지 10경기에서 무려 8명의 선발투수를 기용했다. 1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선발 에밀리오 파간, 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선발 벅 팔머는 오프너로 나온 불펜투수였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켈리는 신시내티에서 멀티이닝 릴리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닉 로돌로, 닉 마르티네스 원투펀치에 줄리안 아길라, 카슨 스피어스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34살 베테랑의 반전이다. KBO리그에서는 기량이 하락세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신시내티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마침 메이저리그에는 올해 켈리보다 먼저 베테랑의 반전을 쓴 'KBO리그 출신 성공작' 사례가 있다. 바로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알버트 수아레즈다.

1989년생으로 켈리와 동갑내기인 수아레스는 올해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7년 만에 빅리그에 복귀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5경기(선발 17경기)에 나와 6승 4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볼티모어에서 핵심 전력이 됐다.

▲ 알버트 수아레즈
▲ 켈리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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