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숨은 금리인하 수혜주” 경기침체 위기감에도 주가 최고가인 이 주식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4. 8. 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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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은 금리인하 수혜주” 무디스의 사상 최고가 행진
고금리엔 기업 리스크 사업으로, 저금리엔 채권발행 증가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S&P글로벌과 피치 등 독과점 체제
무디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Moody‘s) 주가가 2024년 들어 8월20일(현지시간)까지 24% 오르며 사상 최고가 행진 중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 125% 올라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97%)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처럼 미국 주식시장 대비 무디스의 주가가 유달리 강세인 이유는 뭘까. 워런버핏이 선호하는 시장내 독점적 위치와 강력한 브랜드 가치, 금리인하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무디스라는 이름을 듣거나 보는 이유는 이 상장사가 국가와 기업의 신용을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신용평가는 국가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나 채권발행 금리가 결정된다.

이런 신용평가 업무로 돈을 버는 곳이 무디스다. 이런 사업 외에도 위험관리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 리스크 도구 판매 등도 주요 사업이다.

이날 증권가 관계자는 “무디스는 워런버핏이 가장 아끼는 주식 중 하나인데 이 회사가 땅짚고 헤엄치는 사업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저금리 시절엔 개인 대출과 기업 채권 업무가 늘어 웃고, 고금리땐 기업 리스크 관리 업무로 돈을 버니 어떤 환경에서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처럼 단순하지만 강력한 사업 구조를 보유 중이다. 신용평가 업무와 재무분석 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각각 48%와 52%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고 시장 금리가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아지자 무디스의 신용평가 업무 수입이 급증한다. 낮은 금리에서 돈을 빌리거나 채권발행 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다 미국이 2021~2023년 기준금리를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올리면서 무디스의 이 업무 창구가 한산해지기 시작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2022년 채권발행은 2021년 대비 40%나 감소했다. 2020년 고점 대비론 60% 급감이다.

그러나 이때 무디스의 실적을 잡아준 것은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라는 재무분석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에게 각종 데이터와 위험관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2023년 3분기에는 두 사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는데 기존 신용평가 사업인 투자자 서비스(Investor Services)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 하락했을때 애널리틱스는 6%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인공지능(AI) 처럼 돈도 많이 필요하고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신사업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관련 주식들이 급격한 조정을 받자 월가에선 곧바로 ‘경기침체’와 ‘금리인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럴때 무디스의 애널리틱스 사업은 더 번창한다.

기업들이 향후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때 이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경쟁력을 보유한 곳이 무디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기존 사업인 투자자 서비스도 정상화된다.

저금리로 돈을 빌려 AI 사업을 키우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무디스는 꼭 지나가야할 ‘정거장’과 같은 곳이다.

이미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사실이 증명됐다.

2분기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 부문 매출은 1년새 36%나 증가했다. 애널리틱스 부문까지도 성장률 8%를 기록해 ‘쌍두마차’ 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

무디스는 미국 대표 빅테크인 구글과 부동산 서비스 회사 ‘질로우’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고 밝혔다.

향후 실적 가이던스도 높이면서 단기 주가 강세에 불을 지폈다. 장기적으로도 ‘이상무’라는 평가다.

특히 워런버핏이 보유 주식인 애플을 절반 가까이 매도한 가운데 보유 금융주 중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분을 줄였는데 같은 금융업종의 무디스 만큼은 지분율을 지켰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 <사진=연합뉴스>
2000년 9월 ‘던앤브래드스트리트’라는 금융회사가 무디스를 분사하자 버핏은 무디스의 주요 주주가 됐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보유하면서 무디스의 전략적 후원자가 됐다.

버크셔해서웨이로 대표되는 버핏의 주식자산 중 무디스 비중은 3.7%로, 개별종목 기준 8위에 올라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과 더불어 버핏의 3대 금융자산이지만 낮은 지분율 때문에 큰 주목은 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AI발 주가 고평가 논란으로 기술주의 주가 변동성이 극심할때 무디스 주가는 꾸준히 상승 추세를 그렸고, 금리인하까지 단행될 경우 무디스의 신용평가 사업이 다시 한번 호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무디스의 몸값은 최근 급부상 중이다.

특정 종목이 속한 업종이 호황이 예상되면 경쟁이 치열해져 주가가 예상만큼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신용평가 업계는 다르다. 사실상 독과점 구조다.

원래 신용평가 업계 부동의 1위는 S&P글로벌로 점유율이 2021년 기준 50%를 넘었다. 이젠 무디스와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3위 회사인 피치가 12% 수준으로 격차가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버핏이 1등주만 산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엑손모빌이 아닌 쉐브론, S&P글로벌이 아닌 무디스를 보유한다는 점에서 성장과 배당을 고루 갖춘 2등주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무디스가 S&P글로벌을 따라잡은 것은 주력인 신용평가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무디스가 두 가지 사업 축을 가진 반면 S&P글로벌은 기업분석(35%) 신용평가(28%) 원자재평가(15%) 지수 산출(12%) 등으로 더 다각화돼 있다.

무디스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은 42.37배다. 경쟁자 S&P글로벌은 34.01배다. 실적대비 주가는 S&P글로벌이 더 저렴하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무디스의 기세가 무섭기 때문에 S&P글로벌 대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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