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 청부사 오스틴, 구단 역사를 새로 쓰다···‘맞춤 타격 코치’는 소프트볼 선수 출신 아내[스경X인터뷰]
시즌 막바지, 빡빡한 경기 일정과 각종 악천후 속에서도 오스틴 딘(LG·31)의 방망이는 오히려 더 불타오르고 있다.
오스틴은 지난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시즌 29·3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4회 1사 1루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존 아래로 낮게 떨어지는 김윤하의 커브볼을 퍼 올려 좌익수 뒤 담장을 넘겼다. 6-0으로 앞서가던 8회에도 오스틴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명종의 슬라이더에 솔로 홈런으로 응수했다. 오스틴의 멀티 홈런에 힘입어 LG는 키움에 7-0 완승을 했다.
오스틴은 전날 홈런으로 이번 시즌 30홈런-111타점을 달성했다. 30홈런-100타점은 LG 구단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이병규가 1999년 30홈런-99타점을 기록했고 2020년 로베르토 라모스가 38홈런을 치며 구단 사상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으나 86타점에 그쳤다. KBO리그를 통틀어서는 87번째다.
오스틴은 지난 시즌 23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며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 청부사’로 불린 그는 자신의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오스틴은 경기 후 “작년만큼의 기록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시즌 들어가면서 부담이 컸다”라며 “비시즌 때 코치님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야구를 해라’라고 조언해 주셔서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스틴의 29·30호 홈런은 모두 느리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상대로 나왔다. 오스틴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 상대 투수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많은 연구를 한다”라며 “코치진이 많은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오스틴은 아내인 새라 딘이 자신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은 “아내와 내 스윙과 경기 감상평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라며 “아내는 나의 1호 팬이자 두 번째 타격 코치”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는 나를 인간으로서, 그리고 야구 선수로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라 딘은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다.
새라는 아들 댈러스 딘과 함께 야구장을 찾아 오스틴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곤 한다. 경기 후 3살 댈러스가 그라운드에서 야구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도 종종 포착된다. 오스틴은 “댈러스가 만약 야구 선수가 된다면 나보다는 야구를 잘했으면 한다”라며 “내가 야구를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팬인 오스틴은 “항상 제프 배그웰처럼 타격해 보려 하지만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제프 배그웰은 MLB 내셔널리그 MVP와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배그웰은 6시즌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100볼넷을 기록했다.
오스틴은 “오늘 승리로 디트릭 엔스가 10승을 채워서 기쁘다”라며 “팀과 함께 남은 시즌을 이겨 나가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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