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29일 '운명의 날'…서울 교육행정 향방은
1심·2심에서 '집행유예 2년' 결과
29일 대법원 판결…3년 다툼 종료
원심 판결 확정하면 교육감직 상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최장기 서울교육감인 조희연(67)의 운명이 내주 결정된다.
대법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 교육감의 해직 교사 '특혜 채용' 혐의 선고를 오는 29일 내릴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이미 1심과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바 있다. 대법이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 조 교육감은 그 즉시 교육감직을 상실하게 된다.
조 교육감이 직을 잃으면 서울시 교육행정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조 교육감은 세 번의 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하며 올해로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희연표 교육 정책은 교육 불평등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자립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등학교(외고)의 단계적 폐지, 무상급식과 서울형 혁신학교 확대 등이 조 교육감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조 교육감의 정책은 엘리트 교육의 축소를 우려하는 이들과 늘 대립각을 세워왔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등 굵직한 이슈 앞에서 조 교육감은 자신의 늘 목소리를 냈다.
조 교육감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서울의 교육 정책 역시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해직교사 채용, 무슨 일 벌어졌나…1·2심서 집행유예 2년
사건이 벌어진 건 조 교육감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직후인 지난 2018년 7월이었다. 당시 그는 해직 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추진했다.
이들 중 한 명은 2018년 선거에서 예비 후보로 출마했다가 조 교육감과 단일화한 인물이다. 또 다른 한 명은 2014년과 2018년 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2021년 조 교육감이 이들 5명을 채용한 과정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단독으로 결정해 이들의 채용을 강행했다고 판단했다. 또 특혜 논란을 우려한 부교육감과 간부들은 수차례 반대 의견을 조 교육감이 묵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 참고자료를 넘겼다.
조 교육감의 의혹은 공수처 출범 후 '1호 사건'이라는 기록으로 남게 됐다. 공수처는 수사 4개월 만에 조 교육감에 직권남용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2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께부터 검찰이 조 교육감에 대한 조사를 시작, 2022년 1월 첫 재판이 시작됐다. 1심 결과가 나온 건 2023년 1월이다. 1심만으로 1년 동안의 싸움이 이어진 것이다. 결과는 '유죄'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조 교육감은 즉시 항소에 나섰다. 그러나 2024년 1월 나온 항고심 결과는 변함이 없었다. 서울고법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교육감은 다시 대법에 상고했다.
조 교육감은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10여 년이나 거리를 떠돌던 해직된 노동자들을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게 한 정책적 결정"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조 교육감이 특별 채용했던 교사들의 해직 사유는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었다.
5명 가운데 4명은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12년 대법에서 벌금형 확정판결을 받고 당연퇴직했고, 나머지 1명은 2002년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반대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가 해직된 뒤 2007년 사면 복권됐다.
조 교육감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들 해직 교사들이 처벌을 받은 건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한 부당한 제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특별채용이 이뤄졌던 2018년까지는 10년의 세월이 지났고 공무담임권도 회복됐기 때문에 교육감의 권한에 따라 특별채용을 한 건 위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대법에서 1·2심의 판단을 완전 뒤집는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조 교육감의 특혜 채용건은) 이미 충분한 조사와 두 번의 판결이 이뤄진 사건"이라며 "조 교육감 측에서 완전히 새로운 논리와 증언을 마련한 게 아니라면 판결을 뒤집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교육감직 상실 통지를 받게 되면 오는 10월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때가 이르지만 벌써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후보군 물색에 나선 분위기다.
여당 관계자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올해 하반기 가장 주요한 선거"라며 "지난 10년 간 주도권을 상실했던 서울시 교육정책을 이젠 가져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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