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인데 정부·한은 금리 '동상이몽'…수출 회복길 열릴까

노명현 2024. 8. 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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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레이더]
금리 동결에 성장동력 난망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대중 수출구조 분석·전망 제시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경기 반등을 위해 금리 인하를 원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우려 등으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 동안 경제가 성장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던 중국 수출도 현 정부 들어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미국 경제 성장도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대(對) 중국 수출이 다시 성장 동력이 될지 관심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13회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기간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컸다. 물가 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성장 동력을 찾기도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통위는 부동산 경기 과열로 가계부채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시장을 향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를 경고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은 총재, 영끌족 경고 "급격한 금리인하로 집값 부추길 일 없어"(8월22일)

동시에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1분기 전망 때와 비교해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전에 비해 성장 동력이 떨어졌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우리 경제의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성장을 위해선 수출 회복이 관건이다. 상반기 2.8%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 역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중국 경기 침체, 외교 갈등 등으로 인해 현 정부 들어 중국 수출은 부진했다.

앞서 지난 5월 국제금융센터가 분석한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구조 변화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31년 만에 적자(181억달러)로 전환했고 올 2월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중국과의 무역에선 수입 증가율(7%)이 수출(-4%)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 흑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국제금융센터는" 대중 무역수지가 중국의 재고 축소와 제조업 회복 등으로 일시 개선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체조달 증가와 미국의 견제가 더해지면서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중 경쟁관계가 심화되고 있어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지속하기 위한 G2(미국·중국) 사이 실익확보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아세안 등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국제금융센터 평가다.

한국은행은 26일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 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전망보고서를 통해 중국 수출과 관련한 분석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중 수출 회복 가능성이 향후 우리 경제 성장 동력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한은 보고서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아울러 또 다시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리 수준은 대출수요에 영향을 주고, 가계부채는 한은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은은 30일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선 6월의 경우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3.51%, 대출금리는 4.71%로 전달보다 각각 0.04%포인트, 0.0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분기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중심으로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긴축 완화로 전환될 것이란 기대감에 시장 금리는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가 모두 하락했던 이유다.

반면 7월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금금리는 시장 금리를 반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은행은 27일 이슈노트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들어 기후 환경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도한 입시경쟁 원인과 해법, 경제적 영향 등에 대한 한국은행 분석도 확인할 수 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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