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습, 라인브레이킹, 그리고 침착한 마무리까지’ 손흥민의 완벽한 2호 골, 손흥민은 판더펜에 엄지 “이런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니”
3-0으로 리드한 후반 32분 손흥민(토트넘)의 시즌 2호 골이 터졌다. 센터백 미키 판더펜과의 빠른 역습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판더펜이 페널티박스에서 드와이트 맥닐의 침투 패스를 끊어낸 뒤 스피드를 끌어올려 전방으로 내달렸다. 이 역습 때 왼쪽에는 손흥민, 오른쪽에는 히샤를리송이 함께 뛰었다.
판더펜은 거의 상대 페널티아크 부근까지 달린 뒤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줬다. 손흥민의 왼발 슈팅이 그대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판더펜의 질주는 손흥민의 시즌 2호 골에 지분이 컸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패스 타이밍은 조금 늦었다. 손흥민이 사각에서 슈팅할 수밖에 없는 찬스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오른발로 공을 슈팅 포지션으로 컨트롤한 뒤 왼발로 골키퍼 조던 픽퍼드의 다리 사이를 정확히 노려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역습 시작부터 오프사이드를 피한 라인브레이킹 움직임, 그리고 슈팅까지 완벽했다.
2024~2025시즌 두 번째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따낸 손흥민이 자신의 두 번재 득점을 도운 동료 판더펜을 향해 엄지를 들었다.
손흥민은 25일 에버턴전을 마친 뒤 토트넘 구단 채널인 ‘스퍼스플레이’에서 공개된 인터뷰에서 두 번째 골 상황에 대해 “‘미키, 이건 네 골이야’라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그 이유를 알 거다. 판더펜이 공을 몰고 전진할 때 나는 그냥 옆에서 뛰었다”며 “‘지금 패스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에는) 골대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다”고 계속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판더펜이 완벽한 패스를 해줬다. 골을 넣고 난 후에 보니까 팬들이 판더펜의 응원가를 부르고 있더라”라며 “판더펜, 축하한다”며 “이런 대단한 수비수가 내 뒤에 있다는 게 기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홈 개막전인 이날 경기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0 대승에 앞장 섰다. 그런 자리에서 자신의 공보다 2001년생으로 큰 기대를 받는 수비수 판더펜의 기를 살려주며 ‘주장’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개막전보다 문전에서 침착함을 되찾은 게 에버턴전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주에 우리가 실망이 컸다. 경기를 그렇게 주도했는데 파이널서드(공격지역)에서 좋지 못한 판단과 패스가 많았고, 참 힘들었다”며 “이번 주에는 그래도 파이널 서드에서 제 역할을 했다. 모두 침착하게 훌륭한 판단을 보여줬다는 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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