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더 넓고 더 편하게… 캐스퍼 일렉트릭, 전력으로 달려볼까
1회 충전 주행거리 최대 315㎞
30분이면 배터리 80%까지 충전
사고예방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길어진 축거에 전 좌석 폴딩가능
디자인이 최대 강점이었던 캐스퍼가 전기차로 출시되며 주행 성능, 실내공간, 편의사양까지 두루 갖춘 가성비 끝판왕으로 진화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정체기)에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대중화를 자신할 만한 경쟁력을 지녔다.
지난 20일 경기 일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부터 파주의 한 카페까지 약 50㎞가량을 시승하며 이 차의 주행성능과 공간 활용성 등을 살펴봤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제원은 전장 3825㎜, 전폭 1610㎜로 기존 캐스퍼보다 각각 230㎜, 15㎜ 늘어났다. 축거는 2580㎜로 180㎜ 길어져 실내공간도 여유로워졌다.
이 차를 타자마자 '캐스퍼의 변신'이라고 생각될 만큼 공간이 넓어진 게 실감 났다. 2열은 체구가 작은 성인이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있게 탈 수 있을 정도다. 뒷좌석 시트는 앞뒤로 조절할 수 있어 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부 길이는 100㎜ 늘어나 기존 대비 47ℓ가 늘어난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뿐 아니라 앞좌석 시트까지 풀 폴딩이 가능하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전기차의 특성상 실내에서 일이나 휴식 등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 데 그러한 활동들까지 고려한 설계였다. 전 좌석을 폴딩하면 차박도 즐길 수 있어 보였다.
여러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10.25인치 컬러 LCD(액정표시장치) 계기반과 같은 크기의 내비게이션은 필요한 정보를 나타내기 알맞은 크기였다. 전자식 변속 칼럼, 열선이 포함된 천연가죽 스티어링 휠,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까지 두루 갖췄다. USB 포트는 USB 타입, C타입 등을 제공하며, 1열 열선 및 통풍은 이제 기본이다. 크래시 패드의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고급까지 제공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주행 때도 소형차의 단점이라 불릴 만한 것들을 지운 느낌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개발한 49kwh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최대 315㎞까지 제공한다.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아이들의 등하교 지원, 출퇴근 등과 더불어 장거리 주행도 가능하게 됐다.
최고출력은 84.5㎾이며, 최대토크는 147Nm으로 불편함 없는 일상 주행 능력을 보여준다. 시속 100㎞까지는 부드럽게 가속했다.
소형차이기에 그 이상 넘어가면 다소 버거워지는데, 이는 드라이브 모드 전환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시원하게 치고 나갔다. 고속 주행 시 소형차가 흔들림 등으로 불안할 수 있으나, 정숙성도 개선됐다. 풍절음은 다소 있었지만 흔들림은 줄어들었다.
<~2024082602002013900102257~>소형차급에서 보기 힘든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차로 유지 보조(LFA) 등도 적용돼 더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회생제동 단계도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을 최대로 높이면 원페달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 i-페달 모드가 활성화된다. 원페달 드라이빙이 순간적인 사고 상황에서 페달 오조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오히려 주행의 대부분을 가속 페달로 하다가 위급 상황 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 페달로 옮기는 것을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어 더 편리하고 안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더해 캐스퍼 일렉트릭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능도 도입됐다. PMSA는 전·후방에 장애물이 감지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급하게 작동할 경우 운전자의 페달 오인으로 판단해 출력 제한 혹은 긴급 제동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 주는 기능이다.
기착지에서 이 기능을 동승석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순간 100%까지 밟자 차가 확실하게 제동했다.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다양한 사고와 피해를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자인은 기존의 아기자기한 멋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미래지향적으로 진화했다. 전면부는 기존 옆으로 긴 사각형 모양의 램프 대신 픽셀 라이트로 변경됐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없어지고 충전구가 생겼다.
측면부는 픽셀을 형상화한 휠 디자인을 적용해 강인한 느낌을 선사하며 리어 도어 핸들부에 새겨진 로봇 표정의 배지를 통해 개성을 더 강화했다.
총평을 하자면, 아이들의 등하교를 지원하거나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가끔 혼자서 차박이나 캠핑을 떠나고 싶을 때도 유용할 수 있다. 2000만원 초중반의 가격으로 가성비 있는 세컨드카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시승차는 인스퍼레이션 모델로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3150만원이며, 보조금 수령 시 2000만원 초중반의 금액으로 구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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