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사회복무요원 전공 외 직업선호도 반영 복무기간 배치 추진한다[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4. 8. 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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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도 도입 후 사회복무요원 전공·복무기관 연계 배치 총 5448명에 달해
병무청 올 11월부터 사회복무요원 전공 외 직업선호도 반영해 복무기관에 배치 방안 추진
강원도 사회복무요원 근무 후 춘천 천사실버홈 근무 박은택 씨의 실제 사례 소개
병무청 “전공·복무기관 연계 배치로 미래의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가”
천사실버홈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은택씨는 “미래 학교사회복지사의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병무청 제공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서비스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원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지난 6일에는 필리핀 여성노동자 등이 가사관리사로 국내 입국하는 등 외국인 가사노동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병무청의 사회복무요원 제도는 이러한 돌봄서비스 수요 증가 등 사회적 요구에 맞춰 노인 요양시설, 복지관, 의료기관 등에서 돌봄과 지원업무를 수행하며 병역을 이행하는 제도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병무청은 2020년부터 사회복무요원이 전공과 연관된 복무기관에서 복무하도록 전공 연계 배치 제도를 도입해 전공자들을 관련 복무기관에 우선 배치하고 있다. 사회복지, 보건, 교육 등 사회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전공 연계 배치로 인해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해당 분야 전공자들에게도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천사실버홈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박은택(24)씨는 얼마 전 이곳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마쳤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박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경험이 자아 성장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다가 전문 사회복지사로 자리잡은 박 씨 스토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복무요원 전공 및 복무기관 연계배치 인원 표. 병무청 제공

박 씨는 학창시절부터 중증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미래의 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주변 사회복지사들의 조언으로 대학교 전공을 사회복지학을 선택한 것이 지금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대학교 때 이론과 실습을 통해 배운 지식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활용하고 싶었다. 그의 꿈은 병무청의 전공 연계 배치를 통해 원하는 복지시설 근무가 가능하게 되면서 현실로 이뤄졌다.

박 씨는 강원도 춘천의 4년제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3년간 전공했다. 대학교에서 받은 복지교육과 현장 실습에서 익힌 실무 경험 덕분에 복무를 시작함과 동시에 복지시설에서 남다른 업무수행 능력을 발휘했다. 주말에도 복지시설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직접 도와주러 자주 들렀던 박 씨는 치매 어르신분들을 케어하면서 평소 접하지 못한 다양한 분야의 사회복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박 씨는 "어르신 한분 한분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는 확실한 인식을 가지고 복무를 하다 보니 다양하고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천사실버홈 임종미 원장은 박 씨에 대해 "어르신들의 이런저런 고충을 세심하게 헤아리는 마음씨 곱고 착한 심성을 가진 청년으로, 성실하게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업무 수행을 너무나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 원장은 복무 만료 후에도 사회복지사로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권유했다. 박 씨는 지난 5월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천사실버홈에 사회복지사로 취업할 수 있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후 천사실버홈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인 박은택 씨. 바쁘고 힘들지만 늘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박 씨는 "복지시설에서 생활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것을 배워 성장하고, 전공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했다"고 소회를 말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박 씨는 "현재 근무 중인 천사실버홈에서 경력을 더 쌓고 대학교로 돌아가 남은 학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언젠가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학교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미래의 포부를 밝혔다.

박 씨는 후배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대학전공과 현장 경험을 통해 보람있게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쳤고 미래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다"며 "안 좋은 생각을 가지면 안 좋게 될 수밖에 없고, 좋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복무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병무청은 박 씨 사례처럼 전공과 연계한 복무기관 배치가 사회복무요원에게 복무 경험이 자신의 경력개발 기회가 되고, 복무기관에서는 더욱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올해 11월부터 사회복무요원의 전공뿐만 아니라 직업선호도까지 반영해, 복무기관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직업선호도 검사를 병무청 누리집에서 받아보고,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에서 전문상담을 통해 수행임무 등 복무정보 안내와 복무분야 추천서비스를 제공 받게 한다는 것이다. 복무기관 본인선택 시 추천 복무분야에서 복무하게 된다면 사회경력 연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직업선호도 검사는 흥미유형을 6가지로 분류해 적합한 복무분야(기관)를 추천하고, 연계된 직업정보를 제공

하게 된다.

병무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복무요원 제도와 전공 연계 배치를 통해 다양한 전공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병역이행이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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