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서 계속 살겠다"가 쉽지 않은 그들…어떻게 해야 하나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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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인사이트] ⑪ 지내던 지역에서 지속하는 노년의 삶, Aging in Place (글 : 서경희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은퇴 이후 건강한 몸으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액티브 시니어, 신체적 활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액티브한 삶을 유지하며 나이 들어갈 수 있을까?

최근 노년 주거 대책에 대한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은 고령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Aging in Place(AIP)'라는 개념으로,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살던 곳에서 최대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AIP는 노인들이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지내던 지역에서, 그리고 사회 참여를 지속하는 노년의 삶이 시도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자.

▷ 지난 스프 글 <순자산만 6억 원대... 이제까지 없던 고령자 - 액티브 시니어>
[ https://premium.sbs.co.kr/article/49_m7l7Zuu4 ]


미국에서는 '선 시티(Sun City Senior Living)'와 같은 대규모 은퇴자 마을이 AIP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1960년 첫 모델하우스를 공개했던 이곳은,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다양한 편의시설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은퇴자 마을은 그들만의 공동체 형성을 추구하며, 고령자가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운행 속도가 제한적인 전동 골프카트가 개인 교통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렇게 특정 집단만을 포용하는 주거 형태는 세대 간 단절을 초래하고 고령자를 사회로부터 고립시킬 수 있어,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와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젊은 세대와의 교류가 제한되면서 사회적 고립감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선 시티에서 근무하는 연령층은 출퇴근 가능한 거리에 미성년 자녀와 거주하며 마땅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받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일본은 중고령자가 액티브 시니어로서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AIP를 구현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고급형 민간 요양원은 입주 고령자에게 일자리마저 제공하며 새로운 윈-윈 전략을 제안하였다. 일거리와 일자리를 제공해 고령자의 사회 참여를 이어가고, 부수입과 함께 자기 긍정감을 높이며 건강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이다.

이 일자리 제공 프로그램은 자립이 가능한 사람뿐 아니라 간병이 필요해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고령자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농작물을 재배하고 판매하거나 인근 보육원의 육아 보조, 그외 요양시설 내 간단한 청소, 식사 보조, 세탁물 정리 등의 일을 한다. 일할 수 있는 시간만큼 일하며 합당한 급여를 받는 것은 물론이다. 일자리 제공 기업 또한 고령자의 여건을 배려하여, 재배지의 단을 높게 해 쭈그려 앉지 않고 휠체어를 탄 자세로도 일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기도 한다. 한편 육아 보조 일은 영유아의 등하원 도움, 아동 산책 보조, 식사 준비 보조 등을 통해 다양한 연령 세대 간 사회적 교류를 돕는다.

일본의 이러한 접근은 고령자가 단순히 수혜자가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들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한다.


한국에서도 AIP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공공의 정책과 민간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성동구는 '성동형 AIP 주거 개선 사업'을 통해 고령자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낙상 방지를 위한 집수리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민간에서 분양하는 주거시설들은 AI 스피커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와 같은 기술적 접근을 통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한국에서도 AIP 개념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고령자의 개별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공간 또는 서비스가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P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케어로의 진화

AIP가 지속가능하려면 단순한 주거 지원을 넘어, 개인 맞춤형 계획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케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고령자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맞추어 주거, 의료, 사회활동, 문화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감수: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시사회혁신 전공)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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