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친절을 쉽게 받았다가 '갑절 착취' 당할 수도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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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으로 산다'고 답할 겁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에는 화를 내고 세상을 저주하기도 하지요.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의 중심은 내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엄한 데 힘을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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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나에게 등 돌린 아내의 나라는 망해야 한다 (글 : 양선희 소설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으로 산다'고 답할 겁니다. 소신껏 산다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에는 화를 내고 세상을 저주하기도 하지요.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의 중심은 내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엄한 데 힘을 쓰기도 합니다.
참으로 무도한 사례들입니다.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명분을 들이대며 침략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을 위해, 자기 이익이나 자기 분노를 풀기 위해 저지르는 만행에도 '아름다운 명분'을 만들어 붙일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인간들이 정치 행위를 하면서 끌어다 붙이는 명분과 아름다운 말씀이 전혀 공감 가지 않고, 허망하게 들리는 것이겠지요.
아래 오기의 사례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이런 얘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1
남을 위한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으면 책망하게 되지만 자신을 위한다고 생각하면 일이 잘된다.
그러므로 부자 사이에도 원망하고 꾸짖지만, 사람을 사서 농사를 지으면 맛있는 국을 끓여 내놓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으로 산다'고 답할 겁니다. 소신껏 산다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에는 화를 내고 세상을 저주하기도 하지요.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의 중심은 내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엄한 데 힘을 쓰기도 합니다.
#2
채나라 공주가 제환공의 처였는데 환공이 그녀와 함께 배를 탔을 때 부인이 배를 흔들었다. 환공은 크게 무서워하면서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치지 않았다.
그 일에 화가 나서 그는 아내를 내쫓았다. 얼마 후 다시 불렀으나 이미 개가한 후였다.
환공은 크게 노하여 채나라를 치려고 했다. 관중이 간하며 말했다.
"부부 간 일로 다른 나라를 친다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고,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없습니다. 이 일로 그런 일을 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환공은 듣지 않았다. 다시 관중이 이렇게 말했다.
"도저히 그만둘 수 없겠거든 초나라가 청모를 천자께 조공하지 않은 지 3년 되었으니 군주께서는 천자를 위하여 초나라를 친다고 하여 군사를 일으키는 것이 어떻겠습니다. 초나라가 항복하면 이 군사를 채나라로 돌려 공격하십시오. 그러면서 '나는 천자를 위해 초나라를 치는데 채나라는 군사를 이끌고 따르지 않았으니 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십시오. 이것이 명분으로 볼 때 의롭고, 실제로 볼 때 이익이 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천자를 위해 벌준다는 명분을 세우고 나서 실제로는 원수도 갚을 수 있습니다."
#3
진나라 문공이 송나라를 치기에 앞서 이렇게 선언했다.
"내가 듣기로 송나라 군주가 무도하여 장로들을 경멸하고 재물 분배가 적당하지 않으며 명령이 믿음을 잃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나는 백성을 위하여 송의 군주를 벌하러 온 것이다."
#4
월나라가 오나라를 치기에 앞서 이렇게 선언했다.
"나는 오왕이 여황대를 짓고, 깊은 연못을 파며 백성들을 괴롭히고 재화를 탕진해 백성들의 힘이 고갈되었다고 들었다. 내가 백성을 위하여 벌주러 왔다."
참으로 무도한 사례들입니다.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명분을 들이대며 침략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을 위해, 자기 이익이나 자기 분노를 풀기 위해 저지르는 만행에도 '아름다운 명분'을 만들어 붙일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인간들이 정치 행위를 하면서 끌어다 붙이는 명분과 아름다운 말씀이 전혀 공감 가지 않고, 허망하게 들리는 것이겠지요.
아래 오기의 사례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이런 얘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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