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 오너 보수 1위 118억 롯데 신동빈

최진렬 기자 2024. 8.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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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96억 두산 박정원… 비트코인 수혜 두나무 송치형 47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와 상여를 포함해 117억8900만 원을 받았다. [동아DB]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급여와 상여가 가장 많았던 기업 오너는 117억8900만 원을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112억5400만 원을 받아 총수 가운데 보수가 가장 많았는데 그것보다 4.8% 올랐다. 세부적으로 롯데지주 41억7100만 원 등 7개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았다.

이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상반기 96억1000만 원 보수를 받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67억7600만 원을 받아 올해 급여 상승률은 41.8%에 달한다. 박 회장이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만4744주는 별개다. 해당 주식은 2027년 주가에 따라 최종 지급액이 확정될 예정이다. 박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같은 기간 81억6100만 원을 받았다. 두산 측은 "회사 지불 능력, 시장 경쟁력, 장기근속, 회사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평가했다"며 "신사업 진출에 따른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백우석 OCI 고문, 퇴직금 포함 247억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반기 보수 194억9200만 원 중에는 효성그룹의 계열분리 과정에서 받은 퇴직금 171억9200만 원이 포함됐다.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 중에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보수가 58억39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37억1800만 원), 최태원 SK그룹 회장(3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구 회장은 전년 동기(59억9500만 원)에 비해 보수가 줄었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재계를 통틀어 상반기 보수가 가장 많았던 사람은 247억8773만 원을 받은 백우석 OCI홀딩스 고문이다. 다만 백 고문도 보수 대부분인 242억6755만 원이 퇴직금이다. OCI홀딩스 측은 "백 고문이 45년간 OCI를 국내를 대표하는 종합화학그룹으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1990년부터 34년간 임원을 지낸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올해 상반기 47억4922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랠리를 이어간 비트코인 수익률(155%)보다 높다.

두나무 임직원 보수, 시중은행 2배

올해 금융권에서 부러움을 가장 많이 산 기업은 두나무다. 두나무 임직원들이 시중은행을 압도하는 보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송 회장은 현직 금융권 임직원 가운데 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상반기 금융권에서 송 회장보다 보수가 많았던 이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59억1600만 원)뿐이다. 정 전 사장은 보수 대부분이 퇴직금(48억9800만 원)인 만큼 실질적인 금융권 보수 1위는 송 회장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은행권 급여 1위를 차지한 유명순 씨티은행장의 상반기 보수(20억8500만 원)는 송 회장의 절반에 못 미친다. 두나무 직원의 상반기 평균 보수는 1억3372만 원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직원의 상반기 평균 보수(6050만 원)를 2배 이상 앞지른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관련 업계가 호시절을 보낸 것이 두나무 임직원들이 많은 보수를 받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송 회장은 13억9800만 원을 수령했는데, 같은 기간 가상자산 붐이 불면서 1년 사이 보수가 239.7% 상승했다. 두나무 직원의 상반기 평균 보수는 역시 전년 동기(5944만 원)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비트코인 열풍이 한창이던 2021년에도 김광수 당시 두나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79억4838만 원 보수를 받아 금융권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경기둔화가 본격화되고 있고, 산업별 실적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보수 지형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두나무의 경우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가 좋다 보니 보수가 많이 잡힌 측면이 있다"며 "산업별로 업황을 탈 수 있는 만큼 추세가 이어질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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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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