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콜마비앤에이치 꿈꾸는 정읍 원자력연 연구소기업들

박주영 2024. 8.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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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비앤에이치를 넘어서는 성장 신화를 쓸 연구소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22일 전북 정읍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정병엽 소장은 연구소를 방문한 기자단에 "차세대 방사선융합기술(RFT)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5년 2월 연구소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 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도 첨단방사선연구소의 기술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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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천연물질 '메이신'·라돈 차단용 도료 기술이전
연구소기업 현황 설명하는 첨단방사선연구소 임상용 박사 [촬영 박주영]

(정읍=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콜마비앤에이치를 넘어서는 성장 신화를 쓸 연구소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22일 전북 정읍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정병엽 소장은 연구소를 방문한 기자단에 "차세대 방사선융합기술(RFT)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6년 문을 연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선 연구와 실용화 기술 개발에 필요한 조사시설, 육종시험장, 사이클로트론(입자 가속기) 연구동, RFT 실용화 시설 등을 갖춘 국내 최대의 방사선 연구 전문기관이다.

원자력연구원의 연구소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출발했을 정도로 연구소기업 설립에 힘쓰고 있다.

2015년 2월 연구소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 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도 첨단방사선연구소의 기술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첨단방사선연구소 내 사이클로트론 [촬영 박주영]

현재 정읍에는 정 소장의 메이신 관련 특허 기술을 이전받아 설립된 바이오메이신과 라돈 차단용 도료 개발 업체 해븐코리아, 의료용 필러 제조업체 라비 등 3곳이 입주해 있다.

바이오메이신은 잔디에서 추출한 물질인 메이신과 관련한 특허 7건을 출자받아 2021년 연구소기업으로 시작했다.

메이신은 옥수수 수염과 센티페드그라스(잔디)에만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천연 항산화물질이다. 꿈의 천연물질로 불리지만 화학적 합성이 불가능해 대량생산이 어려웠다.

정병엽 박사팀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센티페드그라스에서 메이신을 분리·정제하는 데 성공, 메이신 추출물이 피부질환 개선, 자외선 차단, 당뇨 예방·치료, 탈모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국내는 물론 중국·미국·유럽 등 해외에도 특허를 등록했다.

바이오메이신은 연구소기업 출범 3년 차인 지난해 20억4천만원의 매출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하기도 했다. 내년 인근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에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해븐코리아는 박종석 박사 연구팀의 라돈 차단용 조성 물질과 제조 방법 관련 특허 기술 5건을 이전받아 지난해 설립됐다.

라돈은 암석과 건축자재 등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반감기가 3.8일에 불과해 충분히 환기할 경우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겨울철 등 환기가 쉽지 않은 계절에는 실내 공기질 오염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라돈을 효과적으로 차폐할 수 있는 다공성 물질을 개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라돈 차단용 물질을 골고루 분산시킨 무독성 라돈 차단용 도료를 개발했다.

기존 라돈 차단용 도료와 달리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나 폼알데히드 같은 유독성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접착력과 인장 강도가 높아 90% 이상의 차단율을 보인다.

라돈 차단용 도료 분사 전(왼쪽)과 후(오른쪽) 라돈 수치 [촬영 박주영]

서울시의회가 지난 3월 다중이용시설·공동주택의 라돈 저감 공법 사용 등을 권고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관련 규제가 시행되면서 앞으로 시장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김갑수 해븐코리아 대표는 "미국은 주택 거래 시 라돈 등 실내 공기질을 측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유럽의 경우 100% 규제하고 있다"면서 "연구원과 함께 새집증후군과 라돈 저감 소재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의 신산업 육성과 지역 상생을 위해 연구소기업의 신규 제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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