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살리자는 취지인데"…증권사, '밸류업 공시' 고작 2곳

신건웅 기자 2024. 8.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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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됐지만, 막상 증권사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25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가 시작된 지난 5월 27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참여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키움증권(039490)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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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증권사는 눈치 보기…"밸류업 공시에 신중"
"ROE 목표 설정 어렵고, 실패 시 비난도 부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됐지만, 막상 증권사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모두 공시한 것과 달리 증권사는 2곳만 참여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밸류업 공시를 검토 중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적 변동성이 크고 추가로 내놓을 방안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가 시작된 지난 5월 27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참여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키움증권(039490)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을 달성하고, 주주환원성향 35% 이상을 이행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사업에서 세전이익 5000억 원 이상을 창출하고, 2030년까지 자기주식 1억 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3개년 중기 목표'로 ROE 15%,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제시했다.

다만 증권사 수가 60곳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참여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와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대신증권(003540) 등 주요 증권사들도 밸류업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 내용이나 시기는 확정하지 못했다.

반면 금융의 경우 △KB금융지주(105560)와 신한금융지주회사(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금융지주(316140) 등 4대 금융지주는 물론 △BNK금융지주(138930) △카카오뱅크(323410) △메리츠금융지주(138040) 등이 밸류업 공시에 동참했다.

기업들도 속속 밸류업 계획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DB하이텍 △KT&G △콜마홀딩스 △콜마비앤에이치 △HK이노엔 △컴투스 등이 밸류업 공시를 했거나, 하기로 예고 공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국민들의 재산증식을 돕기 위해 추진됐다. 밸류업 정책 통해 상장사 주가가 오르면 기업도 좋지만, 주식을 중계하는 증권사도 최대 수혜 기업이다. 수수료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발표되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자본시장 선진화는 한국 금융경제가 레벨업할 수 있는 도약판, 고밸류 체질 전환을 이끌 것", "주주환원율, 총주주수익률(TSR)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밸류업은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 "기업가치가 낮은 기업이 이를 제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그러나 막상 증권사들은 참여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놓기 위해서는 ROE 등 목표를 설정해 발표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부담을 드러냈다.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투자와 운용 수익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을 쌓으면서 ROE가 급격히 낮아진 바 있다.

여기에 기존에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이 적지 않은 점도 증권사들이 밸류업 공시에 소극적인 이유다.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건 추가 주주환원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기존에도 증권업의 배당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ROE 역시 변수가 많아 목표 설정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시장에 공시해야 하는 부분이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목표에 미달하면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수적인데, 또 너무 소극적으로 나서면 밸류업 효과를 누릴 수 없어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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